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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혁신과 생각의 개방

베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메디리타 대표이사)입력 : 2018-11-09 07:41수정 : 2018-11-09 07:41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메디리타 대표이사)]

사람 장기를 지닌 동물을 만드는 연구를 일본에서 허용한다는 소식이다. 일본 생명윤리회가 동물과 사람의 세포를 혼합한 동물성집합 배아를 동물의 자궁에 이식해 새끼를 낳게 하는 연구를 승인했다.

그동안 사람과 동물의 구별이 애매한 생명체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가능성 때문에 윤리적 차원에서 금지됐던 사항이 허용된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배아의 성장을 제어할 수 있게 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사람의 췌장과 같은 기관을 돼지에 만들어 놨다가 사람에게서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식을 받아 치료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바로 옆에 있는 나라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개방적인 것을 보게 된다. 과거에 금지했던 사항도 기술의 발전으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으면, 과감히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블록체인도 그렇다. 우리는 규제 아닌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옆 나라에서는 권장하고 있었고,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일자리 논란과 국내형 기술에 매여 있는 동안 옆 나라에서는 산업 간의 융합과 활용을 향해 전진하고 있음을 보게 되면 다급함을 느끼게 된다. 사회 전반에 걸쳐 실용적으로 개방을 하고 새로운 것을 폭 넓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쉽지는 않은 문제다.

18세기 일본의 스키타 겐파쿠는 네덜란드의 인체해부도를 보고 중국 의서와 매우 다른 것을 알고 실제 해부에 참여해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 수년에 걸친 노력으로 네덜란드 언어를 익히면서 인체해부 의서를 번역한 해체신서를 완성해 보급함으로써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의사로서 난학(네덜란드 학문)의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 난학을 연구한 학자들은 유럽의 다양한 과학적 학문을 접하면서 그동안 의존해 왔던 중국의 학문, 특히 의학·지리학·천문학 등이 엉터리였음을 인지하고 과감히 버리면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을 수세기에 걸쳐 닦아놓았다. 이것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오면서 과거의 것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 개방적인 토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비슷한 시기인 18세기에 실학자들이 활동을 하긴 했으나, 그들은 유럽의 학문을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한 서적을 통해 접하면서 중국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는 토대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던 역사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근대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선진 문명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면서 고도성장을 이뤄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때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은 과거의 낡은 것을 과감히 청산하고 나라를 발전시키자는 국민적 합의다.

이 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개방으로 새로운 것을 수용해 혁신을 추구하는 정신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하지만 19세기에 경험했던 쇄국정책의 참담한 결말을 논의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폐쇄시스템보다 개방시스템이 대세이며 소유보다는 공유를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협력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주류가 된 시대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최근에 제약바이오협회가 주최한 'AI Pharma Korea' 행사에서 보여준 참여 기업과 기관들의 뜨거운 관심과 혁신을 위한 열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약산업의 핵심인 신약개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인공지능(AI)이라는 기술을 도입해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제약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인공지능 기술기업과의 협력에 개방적인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이 전 산업에 걸쳐서 대세가 되고,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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