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터스포츠법인, 현대차 고성능 기술의 '심장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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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체나우(독일)=윤태구 기자
입력 2018-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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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i20 WRC 랠리카부터 고성능 N까지 기술력 요람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 중 하나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ey Championship, 이하 WRC)'에서 사상 첫 우승을 꿈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설 대회인 '월드 투어링카 컵(World Touring Car Cup, 이하 WTCR)' 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있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자동차 업계에서 대중차 중심의 현대차가 세계적 권위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이처럼 호성적을 거두며 고성능차 기술력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한 이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고성능차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사진=현대차 제공]


이와 같은 고성능차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 Hyundai Motor Sport GmbH)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동쪽으로 약 50여 킬로미터 떨어져 위치한 알체나우 자동차 산업단지. 조용한 전원 마을 분위기를 간직한 이곳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현대차의 고성능차 기술의 정수를 모아 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현대차는 빠른 시간 내에 세계 선두권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국내에서는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관련 부서들을 통합하기 시작했고 해외에서는 2012년 12월 독일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8200㎡ 규모의 부지에 50여명의 직원이 근무를 시작했으며 이후 사무동 및 경주용차 개발과 제작을 위한 워크숍 공간을 더욱 확대해 현재는 1만6000㎡의 부지에 약 250여명의 직원이 WRC 및 WTCR 등에 사용되는 경주용차와 고성능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방문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의 전경은 여느 회사의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보안 검사를 끝마치고 직원 안내에 따라 건물 뒤편 워크숍에 들어서자 제작·수리 중이거나 성능 시험 중인 i20와 i30 차량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굉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직원들이 i30 N TCR 차량 제작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엔진 워크숍, 서브 어셈블리 워크숍, 차체 워크숍, 전장 워크숍 및 관리 구역과 총 10개의 메인 어셈블리 베이 등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차량의 뼈대인 섀시만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개조해 경주용차로 탈바꿈시킨다. 대당 10억원가량 하는 WRC 차량은 일일이 손으로 직접 제작한다. 세심한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된 각종 부품을 조립, 가공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바로 랠리에서 주행이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나 설계와 엔진 분야는 랠리 전용 차량 제작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섀시, 변속, 전자 장치, 품질 관리 등 네 그룹으로 나뉘어 국제자동차연맹(FIA)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 부품을 개발한다.

엔진 워크숍에 들어가보니 은색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엔진이 눈에 띈다. 황인구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책임연구원은 "이곳에서 엔진의 설계부터 제작 및 테스트가 모두 수행된다"며 "이 엔진은 가격이 일반 엔진의 100배쯤인 2억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엔진 개발에는 일반적으로 2년 이상이 소요되고, 비용도 제작비를 포함해 수백억원이 든다.

그는 "WRC 출전 차량은 FIA가 정한 성능, 비용에 대한 상한 규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별 엔진 출력은 5∼10마력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차량의 동력성능, 드라이버의 주행능력, 엔진의 성능 등이 모두 맞물려야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는 커스터머 레이싱 워크숍의 역할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2015년부터 WRC 직접 참가 외에도 WRC의 하부 리그라고 할 수 있는 WRC R5 (판매용 랠리카) 제작 및 판매, WTCR 차량 제작 및 판매 등 모터스포츠 분야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i20 R5 차량을 시작으로 지난해 i30 N TCR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TCR 차량으로 서킷 레이싱 분야에 진출한 현대차는 이곳에서 WRC 외에 전 세계에 있는 프로팀을 비롯한 고객들이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이 개발한 고성능차를 통해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커스터머 차량의 설계, 개발, 제작, 영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R5용 랠리카는 기본가격이 22만8000유로, WTCR 서킷카는 12만8000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우수한 성능을 확인한 전 세계 모터스포츠팀은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 차량을 구입하기 위한 문의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일일이 수제작하는 i30 TCR으 경우, 일주일에 한 대만 만들 수 있어 주문이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지하 현대모터스포츠법인 판매사업담당은 "TCR 차량의 경우 40여개 팀에 판매했는데 전 세계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지금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라며 "지금 주문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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