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에 총리직에 오른 뒤 무려 다섯 차례나 연임을 했던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총리 취임 뒤 마하티르는 서구체제에 의존했던 외교와 경제정책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로서의 정체성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한국과 일본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았던 '동방정책'은 마하티르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독자적 조치를 통해 경제안정을 도모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15년 만에 다시 정계로 돌아온 마하티르는 이제 서구가 아닌 중국을 상대하고 나섰다. 중국이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사업에서 말레이시아의 인프라 투자를 취소시킨 것이다. 무려 668㎞ 구간에 달하는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을 중국의 투자를 받아 추진하기로 했지만, 마하티르 총리는 당초 예상과 달리 거액의 부채를 떠안을 수 있다면서 중국을 한 걸음 물러서게 만들었다.
외신들은 마하티르 총리가 이번 협상에서 미·중 갈등 요소인 남중국해 영유권 논쟁을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은 최근 무역전쟁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권력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작은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십분 활용한 것이다. 강대국의 전쟁이 약소국에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노회한 마하티르가 직접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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