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대규모 채권 상환 도래...신흥국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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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8-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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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3년 만기 신흥국 채권 규모 약 3640조원에 달해

  • 중국 채권은 신흥국 전체의 54% 수준...브라질도 위험

[사진=아이클릭아트]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부터 3년간 상환해야 할 부채가 사상 최대 규모로 3조 달러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행보가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신흥국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신흥국 채권 규모는 3조2297억 달러(약 3640조1949억원)로 추산된다. 연간 상환액은 2018년 8819억 달러를 비롯해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조1000억 달러, 1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 회사채가 전체의 90%, 나머지 10%는 국채다. 민간부문의 빚 상환 부담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상환 부담이 가장 크다. 중국 기업과 정부가 2020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1조7531억 달러로 신흥국 전체의 54%나 된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 공세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국 이외의 다른 주요 신흥국 가운데는 브라질이 향후 3년간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1360억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와 멕시코도 각각 1330억 달러, 881억 달러에 이른다.

​통상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부채를 갚는 게 일반적이다. 빚을 빚으로 돌려 막는 셈이다. 문제는 신흥국의 경우 국내 투자자층이 얇아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결국 달러 등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자금조달 비용인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금리로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기 쉽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흥국의 부채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7일 보도를 통해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와 기업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위기를 모면했던 시대는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신흥국의 부채는 57조 달러로 전 세계 부채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시장엔 경계감이 늘고 있다.

아시아 6대 신흥국(한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태국)에서 올해 유출된 해외 자금은 190억 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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