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주년에 고비 맞은 삼성 100년 대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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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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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ㆍ중 힘겨루기로 글로벌 경쟁 심화… 7분기만에 신기록 제동

[그래픽=조은주 기자]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파고를 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주력 부문인 스마트폰·디스플레이·반도체는 중국 경쟁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또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안으로는 검찰수사와 정부의 재벌개혁 및 일자리 창출 요구 등으로 고민이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내외 악재로 삼성이 100주년을 향해 나아갈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거세지는 '차이나 리스크'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주력 부문이 모두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분야에서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 나섰고, 이에 힘입어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은 날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10대 업체 중 중국 업체는 무려 7개에 달했다. 삼성(1위), 애플(2위)과 LG(7위) 외에는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7곳의 전체 출하량은 1억2800만대로 삼성·애플·LG의 합계 출하량(1억4200만대)에 육박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패널 가격은 크게 떨어졌고, 대형 LCD 부문은 최근 중국 BOE에 1위(수량 기준) 자리를 내줬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우위를 보이는 반도체 부문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약 1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3사의 가격 담합 조사에도 나서는 등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 투자압박 등 내적 리스크 커져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상황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은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재벌개혁 역시 삼성에는 큰 부담이다.

핵심방안으로 꼽히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명확한 기준 없이 일감몰아주기, 지주사 규제 강화와 의결권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겨 기업의 글로벌 활동을 옥죄는 규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또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 새롭게 도입되는 정책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중의 힘겨루기로 글로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마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도울 수 있는 부분도 정부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위기론' 현실화··· 7분기 만에 실적 하락

이 같은 대내외 악재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약 7분기 만에 실적 하락세가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가이던스)이 연결기준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23%, 5.3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올해 1분기(15조64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분기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일시적인 정체를 겪었지만 이후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 경신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분전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경신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 사업부문 영업이익을 2조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분기(4조480억원)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액수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디스플레이 분야는 올해 2분기 2000억원대 이익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100억원)의 8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국내 대기업을 옥죄는 정책으로 삼성전자가 다방면에서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며 "특히 전면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 부회장도 부담감으로 인해 국내 경영에는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혁신이 정체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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