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 이야기, 리테일 디테일 (57)] 입국할 땐 면세점이 왜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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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7-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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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국내 관세법상 불허…국적기 ‘기내 면세점’ 독점운영 탓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의 롯데면세점[사진=석유선 기자]



매년 7~8월은 면세점업계에선 ‘대목’으로 통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내국인들의 면세점 쇼핑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현재 내국인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경우, 면세점 쇼핑은 ‘출국 전’까지만 가능하다. 시내면세점이나 출국 전 시간 여유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면세점에서 쇼핑할 수도 있지만 배송 문제 등으로 ‘최대 출국 3시간 전’까지만 가능하다.

이로 인해 출국 전 면세점에서 구매했던 무거운 술이나 화장품은 여행내내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한 짐이 되고 만다. 귀국할 때 늘어난 짐들로 인해 부치는 짐 용량을 차지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출국 전 친구나 가족 선물을 면세품으로 구매하려다 깜빡 잊고 사지 못한 경우, 입국할 때 면세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선 ‘입국 시’ 면세점 쇼핑이 안되는 것일까. 관세법상 ‘공항 입국장 면세점’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주변국들이 앞다퉈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전세계 100여개 입국장 면세점 중 약 40%가 아시아 27개국에 있고 국내 면세점의 경쟁력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점을 감안할 때 의아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면세품은 해외사용을 전제로 세금을 면제해 주고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 ‘소비자 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부터 인천공항공사 등은 ‘우리나라 여행객 편의’를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을 요구해왔다. 앞서 제기된 여러 민원을 해결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는 한편 해외에서 출국 당시 이용하는 면세 소비를 국내로 끌어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국회에서 관세법 등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이 6차례나 발의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입국시 면세쇼핑에 열외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내 주요 저가 항공사들이 입국시 ‘기내 면세점’에서 면세 쇼핑이 가능하다. 기내 좌석에 꽂힌 면세품 브로슈어에서 상품을 고른 뒤, 항공사 승무원을 호출하면 해당 면세품을 앉은 자리에서 결제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판매되는 기내 면세품을 통해 국내 항공사는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기내 면세점’을 독점적으로 유지하려는 국내 항공사들의 치열한 로비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면세점업계는 내국인의 편익 증진은 물론 지난해 172억 달러에 이른 여행수지 적자폭을 줄이려면, 하루빨리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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