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남북정담회담에서 이용된 방탄차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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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입력 2018-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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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지난 남북정담회담은 남북 평화를 위한 첫 단추를 제대로 꿰었다는 의미에서 국민적 기대가 극히 크다. 모든 세계의 눈이 생방송에 쏠리면서 사람은 사람대로 주변 경관이나 각종 인프라 등 모든 면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성공적인 정상회담으로 본격적인 해빙 모드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과의 경제협력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북한의 자동차 산업이 제 궤도에 올라간다면 우리의 침체된 현재의 분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거의 백지상태나 다름없는 북한의 자동차 실태는 서로 간에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고, 동시에 중국에 의존하는 현재 북한 자동차 산업의 측면에서 중국은 가장 큰 경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남북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가 바로 양국 수반이 탑승한 대통령 방탄차라고 할 수 있다.

양쪽 모두 벤츠 600 풀만 가드시리즈를 탑승하면서 같은 장면이 노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은 2009년형 벤츠 600 풀만 가드시리즈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신형 풀만 가드시리즈다. 벤츠 애호가인 김 위원장이 가드시리즈를 탑승하면서 문 대통령도 같은 차량으로 보조를 맞춘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청와대는 대통령 방탄차로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 방탄차도 함께 애용하고 있다.

각국 수반이 타는 방탄차는 외부에 노출되는 효과가 매우 커서 일반적으로 자국 방탄차를 애용한다. 자국 방탄차 애용은 자국 자동차 산업 홍보 효과를 키우는 것은 물론 위상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벤츠 가드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방탄차 중 가장 유명한 모델로 상당수의 유명인사가 활용하는 대표 모델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도 가드시리즈와 캐딜락 방탄차를 애용하였으며, 에쿠스 방탄차가 출시되면서 국산 방탄차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유일하게 자동차 분야에서 선진국 대열로 올라선 국가인 만큼 국산 방탄차가 없다는 측면에서 당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얼마 전에도 청와대는 노후화된 방탄차 3대를 제네시스 방탄차로 교체하기도 했다.

방탄차는 주문형인 만큼 누가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방탄 기능을 넣었는지 기밀에 부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알 수 없고 보호 기능에 따라 다양한 방탄 기능을 넣고 있다. 권총이나 기관총은 물론이고 화염방사기와 화생방 공격을 막아내면서, 실내 산소 공급 기능, 위성 통신 기능, 간단한 수술 기능 등과 더불어 네 바퀴가 모두 터져도 시속 100㎞ 이상으로 위험지역을 탈출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특히 하부의 기능을 보강하여 바닥에서 폭탄이 터져도 연료탱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강 기능도 뛰어나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소화하는 방탄차는 최상위 등급으로 고가이면서도 국가의 수반급이 탑승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탄은 권총 정도의 총탄을 방어할 수 있는 유리 방탄과 차체 방탄 정도다. 최저급의 방탄 기능으로 비용도 기존 차량에서 20~30% 증가하는 정도라 판단하면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탑승한 최상위급 방탄차는 약 5.5t급의 무게에 6.5m 길이로 가격은 약 20억원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과 미국이 방탄차 기술에 강하고 기타 다른 자동차 생산 국가도 소량 방탄차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그 이외의 지역에선 브라질이 방탄차 강국이다. 자국산 차량이 아닌 다른 국가의 차량을 대상으로 방탄 기능을 넣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전부터 남미 등의 경우 정정 불안정으로 납치나 암살 등이 빈번해 자연스럽게 방탄차를 애용하게 됐다. 최근에는 이라크 등 중동의 시장이 커지면서 상당수의 수요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국산 방탄차는 역시 대량 생산 체제가 아니어서 굳이 국산 시스템을 개발, 탑재하기보다는 특수 장치를 수입해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자국 차량을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도 국산 방탄차를 기증해 운영한 만큼 향후 남북 서로 간의 사이가 좋아지게 되면 우리의 방탄차를 북한에 기증하고 우리의 국산 방탄차를 양쪽 수반이 탑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의 자동차 기술을 서로가 공유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는 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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