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배우 송유현 “같은 연기자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아름 기자입력 : 2018-05-10 00:01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08년 연극무대에 데뷔한 배우 송유현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 레이스를 끝냈다. KBS1 저녁 일일극 ‘미워도 사랑해’에서 구종희 역할로 열연한 송유현을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긴 시간이었다. 6개월간 드라마가 방송됐고, 촬영은 8개월 정도 했는데 오디션이나 미팅까지 포함하면 약 9개월 동안 함께한 작품이다”라면서 “사실 작품을 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하고 엄청 시원할 줄 알았는데 되게 섭섭하더라. 역시 마지막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 스태프 분들과 정도 많이 들어 헤어질 때가 되니 아쉽더라”며 깊은 아쉬움이 담긴 종영 소감을 밝혔다.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 출연이었다. 송유현은 “저희 팀 자체가 긴 호흡의 드라마를 처음 하는 배우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늘 열정이 가득했던 것 같다. 따로 만나서 연습을 하는 등의 작업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욱 많이 뭉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유현은 극중 구종희로 미운 캐릭터 연기를 소화해왔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을까. 그는 “제가 맡은 역할이 나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래 좋은 사람인데 홍석표(이성열 분)를 좋아해서 뭐든 다 하는 사람이었고, 그 방법이 잘못된 사람이었다. 완벽하게 나쁜 악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캐릭터들이 있었겠지만 전 극중에서 모든 캐릭터들을 한 번씩 다 만났었다. 관계들이 한 번씩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캐릭터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미워도 사랑해’의 촬영과 더불어 tvN ‘마더’에도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각기 반대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송유현은 “제가 공연할 때도 하루는 엄청난 코믹 연기를 하거나, 또 하루는 엄청 딥한 연기를 해본 적도 있다. 그땐 그게 어려울 줄 알았지만 한 캐릭터에 완전 매여서 해어 나오지 못하는 걸 코믹 연기로 풀기도 했다”며 “다시는 동시에 두 개를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때 생각해보면 이번엔 또 많이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엄청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젊은 배우들과의 호흡도 잘 맞았다. 전작에서 함께 출연했었다는 이동하와, 열정적으로 연습했다는 표예진, 이성열에 대한 칭찬도 늘어놨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계속 대본 리딩을 함께하고 연습을 해보면서 중간 중간에 따로 모였다. 다들 연기 열정이 가득해서 서로 호흡 맞춰보고 했던 것 같다”고 되새겼다.

특히 자신이 연기를 배웠던 배우 박명신과의 에피소드를 꼽기도 했다. 송유현은 “박명신 선생님께 연기를 배웠다. 그래서 촬영 전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뵀다. 선생님께서 연기도 많이 봐주시고 맞춰주셨다. 모든 선생님들이 정말 너무 잘해주셨고, 그 분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송유현은 ‘취미 부자’로도 잘 알려져있다. 다양한 것을 배우기를 좋아하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로 그림을 꼽았다. 송유현은 “그림을 배우는 걸 좋아한다.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이게 된다. 점수를 주는 것도 아니고 제 배우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라 못 해도 되는 것 아니냐. 그림 배우고 요리 배우고 산책하고 그렇게 여가를 즐긴다”라고 말했다.

2008년 연극 ‘서울 노트’로 첫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송유현은 한국종합예술대학교 출신으로 연기자로서는 엘리트 코스를 거쳐 온 실력파 배우다. 그러나 그가 처음 배우를 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반항심(?) 때문이었다고.

그는 “처음 시작은 친구를 따라서였다. 고1 때 성당 세례를 받으려고 중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는데 그 친구가 계원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었다. 친구 이야기를 듣다보니 뮤지컬 연극학과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밌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초등학생 때는 발레리나 되는 게 꿈이었다. 어머니께서 노래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매번 따라다녔고, 자연스럽게 예술중학교 성악과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다. 그래도 성악을 하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일반 고등학교 진학 후 뮤지컬을 할 기회가 있어서 편입시험을 봤는데 합격을 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예술고등학교에는 가지 못했다. 대학 가서 하라고 하셨고, 결국 아버지의 반대에 반항심이 생겨 대학교를 알아보던 중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알게 됐고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워크숍에 참여하고 그곳에서 배우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배우면서 정보를 얻고 결국 한예종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반대에 대한 반항심이 결국 배우라는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게 만들게 된 셈이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연기지만 현재는 그 누구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하던 그는 “최근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너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쨌든 10년간 다른 길로 한 번도 가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에 박수친다. 끝까지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땐 정말 많이 울컥했다”고 밝혔다.

반대를 무릅쓴 배우의 길이지만 왜 후회했던 적이 없었겠는가. 송유현은 “공연을 하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12번도 넘게 했던 것 같다. 어려운 작품을 만났을 때, 배우라는 직업은 많이 알려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지 않으냐. 공연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또 다음 작품을 뭐하지 하는 걱정과 불안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면서도 “항상 고민을 하지만 지금은 돌이킬 수도 없고 이미 나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실이 받아들여지더라. 예전엔 여행을 갈 때 비행기를 타면 직업란에 ‘배우’라고 적는 게 당당하지 못했다. 아무도 모르는 배우인데 내가 배우라고 적는 게 맞나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배우라고 적는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연극과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송유현은 다소 진한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보였다. 차기작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오래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걸어갈 예정이다.

송유현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사실 이런 질문이 가장 어렵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와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이 또 함께 연기하고 싶어하는 배우, 이 배우와 하면 너무 좋았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건 대중들에게도 그럴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본다. 그런 배우가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직은 멀었다. 더 많이 연기해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자중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다소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송유현은 여전히 배우로서 많은 걸 배우고 싶어했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슬럼프가 빠졌던 순간도, 결국은 놓을 수 없는 열정으로 극복한 그다. 마지막으로 송유현은 “어떤 것을 하더라도 일과 연관이 돼 있더라. 배우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친구들을 만나도 연기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친한 감독도 친구지만 감독이다. 사실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게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은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였던 때가 있었는데 그 역시 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열정을 거듭 드러냈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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