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흘러가는 시간까지 담아낸 작품들

[사진=대표작 '1983-2012' 앞에 선 김용익 작가]


반백의 머리를 '올백'으로 스타일링 한 김용익(71) 작가가 환한 미소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는 조금은 쌀쌀한 날씨를 의식해서인지 회색 재킷에 갈색 목도리를 하고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 '1983-2012' 작품 앞에 서서 차분히 설명을 이어간다.
2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K2 전시장 1층과 2층에서 열리고 있는 김용익 작가 개인전 '엔드리스 드로잉(Endless Drawing)'

K2 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 '1983-2012'와 정면으로 마주친다.

'엔들리스 드로잉'이라는 전시명답게 김용익 작가는 작품에 흘러가는 시간까지 담아냈다.

완성해서 전시했던 작품도 꺼내 덧칠하고, 붙이고, 액자를 다시 했다.

전시회 메인작품 '1983-2012'에는 이러한 핵심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용익 작가는 "원래 이 작품은 198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현대미술 초대전 양화 부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며 "종이에 선을 그었는데 오랫동안 보관을 잘 못 한 결과 아니면 일부로 방치한 결과 이렇게 2011년에 꺼내 보니까 훼손돼 있어서 다시 리노베이션(renovation)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아직 완성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김 작가는 "여기서 더 쓸 수도 있다. '2018년 4월 20일 국제갤러리에서 전시했다'라고" 라며 "드로잉인데 계속 진행되고 훼손되고 또 진행되는 드로잉의 대표로 멋지게 비단 액자까지 씌워서 매인 작품으로 선정했다"라고 소개했다.

완성이 아닌 진행형, 완전한 파격이 아닌 약간의 일탈, 작가는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에서 미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많이 와 주길 바랐다.

김용익 작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관객이 누굴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전철을 타고 왔다.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왔으면 좋겠다" 며 "제 작업이 드로잉이라 개념을 넓게 잡아서 재료에 의한 분류가 아니라 태도에 의해서 나눠서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대학에서 커리큘럼 상 학생들을 완성주의, 완벽주의, 결과중심주의, 능력주의로 몰고 간다" 며 "제 작업이 완성을 피하고 완벽을 일부러 허물어뜨리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심으로 능력주의에 덫을 놓는 작업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학생들이 해방감을 느낄 것이다"고 설명했다.

작가가 시간을 다루는 기발한 생각은 2층에 전시된 9번째 작품인 '포장된 유토피아 #17-2 2017'에서 극단적으로 표현된다.

이 작품은 포장지를 뜯지 않은 채 전시장에 세워져 있다. 포장지 겉면에는 30년 후에 변할 작품의 또 다른 모습을 암시한다.

왼쪽에 세로로 '포장된 유토피아 #17-2 2017'란 작품 제목 써 있고 중앙에는 '앞으로 30년이 지난후 (2047년)에 이 포장을 벗기고 전시 할 것. 벗겨낸 포장재를 (포장끈, 비닐 스펀지 등) 따로 모아서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할 것. 내가 그때까지 살아있으면 이 미션을 직접 수행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미래의 전시 기획자에게 일임함. 2017, 2, 8 김용익'이라고 쓰여 있다.

지금도 하나의 작품이지만 시간 품은 30년 후에는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4월 22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회는 1층 전시장에 21점, 2층 전시장에 19점 등 총 41점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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