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백화점 ‘단톡방 성희롱’ 논란… 본사 측 “직원 모바일 해킹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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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3-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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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주임 “여직원들 한번씩 X먹고 싶은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번져

  • “중국 등에서 모바일 IP접속 기록 확인… 금일 경찰에 정식 수사요청”

현대백화점 S지점 188명이 가입돼 있는 직원 단체 대화창에서 한 남성 직원이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해당 메시지가 해킹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문화계 등을 중심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 직원 단체 채팅방(이하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해킹에 의한 사고"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해당내용이 번지며 확대일로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대백화점 단톡방 성희롱 해킹 사건을 엄중히 수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전날인 4일 시작됐으며 마감일은 한 달 뒤인 4월 3일까지다. 5  12시 기준, 200명이 넘는 이들이 해당 청원에 동참했다.

논란이 된 현대백화점의 단톡방 내용은 이렇다. 지난 4일 현대백화점 매출 상위 매장인 서울 S지점 직원 채팅방 화면이 온라인에 유출됐다.

무려 188명이 함께 대화 중인 이 채팅방에서 A주임(남)은 갑자기 “여직원들 진짜 한번씩 X먹고 싶긴 한데... 참아야지 내가 ㅋ”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A 주임은 곧바로 “잘못 보냈다. 죄송하다”고 했다.

대화창에서 직원들의 당황스러운 반응이 이어지자, 다른 남직원이 “A주임 휴대폰이 해킹을 당한 듯하다. 확인 중이고 윗글은 A주임이 작성한 내용이 아니니 무시하길 바란다”고 A주임 대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을 보면, 이 같은 A주임과 남직원의 해명 내용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청원글 작성자는 “현대백화점 s지점 단톡방 유출된 것을 보고 이대로 아무 조치 없이 묻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한다”며 “본인이 올린 것이라면 회사 차원에서 해킹 운운하며 두둔하면 안 된다. 여직원들이 잠재적 성범죄자와 근무하라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A주임이 실수든 아니든 단톡방에 직접 메시지를 보냈을 경우, 현대백화점 측에서 ‘해킹’이라며 두둔하면 회사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뜻이다.

특히 이 작성자는 “본인이 올린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쉽게 국내 일반 유저들을 해킹해서, 곧바로 사과까지 할 시덥잖은 장난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신고해도 방법이 없는데 그렇게 쉽게 일반 개인사용자들을 괴롭히게 나라가 방치하면 되겠나. 국가 보안기술을 강화하거나 중국 해커를 찾아 처벌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이 사태의 진상을 정부가 나서서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일반 회사원 메신저가 해킹 당하는 경우도 흔치 않을 뿐더러, 실제 해킹이라면 정부 차원의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외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현대백화점 해당 지점 고객 문의게시판에 이번 단톡방 성희롱 관련 문의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직원이 가입은 돼 있지만, 게시 기능만 사용했고 채팅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채팅방 초대가 이뤄졌고 그와 동시에 불건전한 글이 올라갔다”며 “메세지가 전송된 시간에 이 직원은 팀 회의중이라 글을 올릴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A주임이 온라인커뮤니티 회사 측에 요청해 당시 로그인 IP기록을 분석한 결과, 불건전 메세지가 올라오기 2시간 전부터 중국과 영국에서 모바일 로그인이 이뤄졌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주임은 지난 4일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증빙 자료를 첨부해 5일 현재 서대문 경찰서에도 정식 신고하러 갔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의 경우, 최초 청원자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수정 등을 요청하고 싶지만 청와대에서도 접촉할 방법이 없다고 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단톡방 성희롱 해킹 사건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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