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인수 1순위가 CJ헬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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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8-01-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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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부 들어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 탄생할지 주목

  • 유료방송업계 연쇄적 지각변동도 올 한해 계속될 듯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케이블TV 사업자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최근 불거진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합병(M&A) 추진설이 풍문으로 그쳤지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 1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를 계기로 유료방송업계 전체의 연쇄적인 지각변동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 양사 이해관계 ‘최적’…M&A에 가능성 ‘여전’

18일 CJ헬로는 전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최대주주(CJ오쇼핑)는 당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매각설을 공식 부인했다.

반면 인수 주체로 지목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인수와 관련해 특정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케이블TV 인수에 가능성을 열어두며, 사실상 CJ헬로와의 접촉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그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인수와 관련해 전향적인 자세를 비춰왔던 권 부회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M&A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다. 고른 실적세를 유지하고 있는 IPTV의 외연을 넓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다방면의 협력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CJ헬로도 본업인 케이블TV의 성장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다각도의 자구책을 모색했던 터라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날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면서 주요 자회사인 CJ헬로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상황도 M&A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시나리오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인수 업체를 물색해온 CJ헬로가 피인수자로 뒤바껴 거론된 것은 그룹 내 위상이 약해진 계열사들을 과감히 정리한다는 ‘이재현식 실용주의’가 작용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 복귀 후 CJ 헬스케어 매각이 본격화되고, CJ푸드빌의 효자사업인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로 분리하고 있는 등 그룹 내 사업개편이 속도감있게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자 소문으로만 들렸던 사업개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CJ헬로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업황 자체가 뚜렷한 하락세인 것은 사실이다. 1등이 아닌 사업은 정리하는 경영 마인드가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인수시 유료방송 2위 ‘점프’…연쇄적 지각변동 ‘예고’

LG유플러스와 CJ헬로가 한 회사가 되면 유료방송업계의 막대한 파급력을 갖추게 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총 가입자 수는 725만여명에 이르게 된다.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23.55%까지 늘어나 SK브로드밴드(415만 명·13.49%)를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M&A가 성사되기까진 많은 관문이 뒤따른다.

CJ헬로는 이미 2016년 SK텔레콤과의 M&A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당시 CJ헬로와 SK텔레콤의 M&A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제한 등을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거래의 경우,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달리 통신시장 1위 사업자가 아니라 공정위 결합심사의 문턱을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동시의 새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른 M&A 활성화 기조도 힘을 싣고 있다.

막대한 인수 비용도 걸림돌이다. CJ헬로가 SK텔레콤과 M&A를 추진할 당시 매각 가격은 9000억원 대로 1조원에 육박했다.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전체 인수가 여의치 않을 시, CJ헬로의 알뜰폰(MVNO) 사업만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알뜰폰의 사업 규모와 실적 하향세 흐름을 봤을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케이블1위인 CJ헬로를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유동성이 탄탄하고 그룹의 지원이 용이해 1조원대의 실탄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수설을 기점으로 유료방송의 시장재편은 한층 치열하게 흘러갈 조짐이다.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는 이미 2015년부터 매물로 나와있다. 최근 딜라이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다수의 업체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가 LG유플러스와 합치지 못하게 된다면, 딜라이브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말도 따른다.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가 올해 6월이면 일몰하게 된다는 것도 주목할 소식이다. 특수관계자의 합산 점유율이 33%를 넘으면 가입자를 늘리지 못하도록 한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대형 M&A도 한층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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