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보유자산 축소로 '긴축 본격화" ...세계 경제 양적완화 시대 마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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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09-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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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부터 단계적 축소 단행..."현재 자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듯"

  • ECB 테이퍼링 여부에 주목...테이퍼링 대신 점진적 자산 매입 가능성도

 

[사진=연합/AP]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부터 점진적인 보유 자산 축소를 단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양적완화(QE)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긴축 시대로 돌입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행 등 다른 중앙은행들은 즉각적인 테이퍼링보다는 금리 인상 카드를 선호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준, 10월부터 보유 자산 축소···"최대 2조~3조 달러까지 축소할 수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 차원에서 국채와 부동산담보대출증권(MBS)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 규모와 시중 유동성을 유지해온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연준의 자산 규모는 4조5000억 달러(약 5098조5000억원)에 이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1조 달러에 미치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연준의 자산 매각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를 낸다. 사실상 장기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보유 채권을 시장에 직접 판매하거나 재투자를 한번에 멈추면 장기 금리상승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서서히 축소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단 연준은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 가운데 내달 100억 달러를 시작으로 향후 몇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규모를 축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축소 방식은 보유 중인 채권 중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2월까지 석달 동안 매달 최대 100억 달러의 보유 자산을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내년 10월까지는 3개월마다 축소 한도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산 규모 축소 목표를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애널리스트 등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2조 달러대까지 자산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도 이달 초 "연준의 자산 규모가 몇년 안에 최저 2조4000억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20일 "자체 조사 결과 시장에서는 연준이 약 3조 달러대까지 보유 자산을 축소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며 "연준이 보유 자산 축소 작업을 끝내면 (보유 자산이) 최저 2조5000억 달러에서 최대 3조4000억 달러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ECB·일본도 긴축 행보 시작할까···도미노 가능성에 시장 주목

연준은 이미 2015년부터 긴축 신호를 보내왔다. 완만한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존 제로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최근까지 0.25%p씩 총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온 것이다. 그런 가운데 자산 축소 계획이 나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출구 전략을 고민하는 '도미노 효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로이터, FT 등에 따르면 긴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ECB이다. 2015년부터 국채 매입 방식의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해온 ECB의 자산 규모는 4조9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연준 자산 수준을 상회한다. ECB가 오는 10월26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빠르면 내년 초 보유 자산 축소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ECB는 자산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보다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는 국가도 적지 않다. BBC에 따르면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p 높은 1.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7월 약 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두 달 만에 또 다시 조정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멕시코가 기준금리를 8년 만에 최고치인 7%로 인상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그동안 애매한 입장을 보였던 일본은행(BOJ)은 일단 기존 완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NHK,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을 실현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등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서구권 중앙은행들의 '출구전략'에 맞서고 있다. 

다만 현재 일본은행의 자산이 4조530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기보다는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스텔스 테이퍼링'을 도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에서 동결하기로 했지만 올해 안에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12월 금리 인상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은 또 2018년 3차례에 이어 2019년에는 2차례, 2020년에는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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