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봉 8853만원? 공직사회 뿔났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승훈 조득균 이창환 기자
입력 2017-07-23 17: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일부 공무원 "전체 공무원 직급별 연봉 공개하자"

공무원들의 실질 평균연봉이 8853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중 상위 7%에 해당한다는 한국납세자연맹의 분석 결과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실질 평균연봉이 8853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중 상위 7%에 해당한다는 한국납세자연맹의 분석 결과에 대해 공직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근거가 미약한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공무원들은 반박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온도 차'를 보인다.
 
지난 19일 한국납세자연맹은 공무원 임금구조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 공무원 1인당 연간 유지비용이 1억799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공무원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51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평균소득액인 6120만원에다가 복리후생적 급여와 공무원연금 국가부담분, 사회보험료, 간접비에 해당하는 기본경비를 더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사실과 동떨어진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23일 서울의 한 9급 주무관은 "2년 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첫 해의 연봉을 2000만원 정도 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납세자연맹의 분석 결과에 대해) 도대체 연봉 8800만원을 받는 공무원이 어디 있는지 따져 묻고 싶을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강서구청의 7급 강모씨는 "대체 어떻게 그런 수치가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다수 하위직들은 여전히 박봉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렇게 오해를 받을 바에는 전체 공무원들의 평균에 더해 직급별로 연봉을 공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1월에 임용된 한 9급 공무원은 "이번 달 월급에 수당까지 싹싹 긁어모아도 한달 180만원이 될까 말까한다. 최저임금 환산액보다 기본급이 낮다는 것에 허탈감마저 밀려오는 상황"이라면서 "실질연봉 약 9000만원이란 소리를 들으니 내가 공무원이 아닌가 싶었다. 그 계산대로라면 내년부터 연봉이 수직으로 오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은 납세자연맹의 "실질 연봉 8853만원"이란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논평을 냈다.

공노총은 "(납세자연맹이 발표한) 기준소득월액은 비교적 임금수준이 높은 판사, 검사 등 고위직부터 최하위직까지 모두 망라한 것으로 일반직 공무원의 실제 임금수준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면서 "평균의 함정으로 재생산된 공무원의 '철밥통' 이미지로 수많은 현장 실무직 공무원들은 도리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공노총과 함께 양대 공무원 노조인 전공노도 "터무니 없고, 하위직 공무원들을 모욕하기에 이르렀다"며 납세자연맹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반면 시민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웬만한 대기업 평균 연봉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낸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애초에 '책정 기준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김준규씨(26)는 "웬만한 대기업 평균 연봉보다 높은 금액"이라며 "평소 공무원에 대해 철밥통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와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상당히 높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직장인 이모씨(28)는 "공무원은 안정적이고 해고의 걱정이 없는 직업인데 여기에 연봉이 상위소득 7%에 위치한다는 건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랏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받아간다는 소식을 접하니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당초 조사의 기준이 잘못된 게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씨(32)는 "9급 공무원인 친구가 힘들다는 소릴 자주 하는 걸 보면 믿기질 않는다"며 "실제로 실 수령액 자체가 여타 대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인상폭도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직장인 장모씨(27)는 "8800만원이라는 숫자만 들었을 땐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상세 내역을 보면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금액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위 공무원과 9급 공무원 사이에 괴리가 있는데 모든 공무원이 8800만원을 받는 것처럼 비쳐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