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송치형 두나무 대표는 누구

입력 : 2017-06-12 10:53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사업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대학에 다닐 때 누가 교수를 할 것 같은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그 타입에 가장 적합한 사람으로 지목됐다. 사업가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거다."

송치형 대표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 과학고에 진학했고 의사가 될 수 있을 만큼 성적도 좋았다. 책을 좋아했다. 대학 진학 무렵 철학서적 탐독에 행복을 느껴 철학과에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집과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크고 작은 곡절 끝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때로 인생은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지할 때가 있다. 송 대표를 IT사업가로 이끈 계기도 그랬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지만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진학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기업 '다날'에서 병역특례로 병역의무를 대신하며 휴대폰 결제시스템 등을 만들게 됐다. IT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1990년대 후반 휴대폰 불법결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사회문제로 커졌다. 그는 다날에 근무할 당시 불법결제 패턴을 찾아 방지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특허를 내고 한국과 중국에 적용했다. IT 시스템 개발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반강제(?)로 3년 동안 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진로를 완전히 바꿨다.

송 대표는 변하는 시류를 빠르게 파악한다. 그리고 사업화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병역특례 복무를 마치고 컨설팅 회사인 '이노무브'에 들어가 IT 관련 개발업무와 일반 기업의 새 수익모델을 찾는 일을 했다. 그러다 2011년 말 두나무를 설립하고 전자책 사업에 뛰어들었다. 예상보다 사업성이 부족함을 깨닫고 바로 접었다. 이후 반년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 있는 뉴스를 모아 추천하는 '뉴스메이트' 서비스를 만들어 IT 벤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곧 비슷한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새 사업모델을 찾아야 했다. 수많은 회의와 고통스런 구상 끝에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현 카카오스탁)'가 만들어졌다.

송 대표는 사업을 독보적인 위치에 올렸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맵’이나 '투자일임' 등이 대표적이다.

그가 두려워하는 건 직원들이다. 그에겐 명함이 없었다. 다 써버렸지만 디자인팀에 새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못했다. "바빠 죽겠는데 무슨 명함이야"라는 핀잔을 들을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한 것 같지만 아니었다. 정말 진지했다. 구글 본사가 부럽지 않게 잘 꾸며진 회사 라운지를 뒤로한 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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