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㉙] 제과강자 오리온, 밖은 사드 안은 오너가 분쟁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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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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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리온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스낵의 강자 오리온이 안팎으로 풍파에 시달리고 있다. 외부로는 최근 중국발 사드 보복으로 제과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안으로는 담철곤 그룹 회장의 횡령 혐의에 관해 다양한 공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제과사업으로 고속성장과 계열사 분리 등 숱한 부침을 거쳐 온 오리온인 만큼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온의 시작점은 설탕 도매업자였던 창업주 이양구 회장이 1950년대에 풍국제과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초기 캐러멜과 비스킷으로 제과시장을 선도한 오리온은 1974년 오리온 초코파이를 개발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던 중 2001년 오리온은 동양그룹과 계열분리를 단행하고 해외사업에 가속도를 냈다.

오리온은 순조롭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사업 일부와 영화(메가박스), 외식(베니건스), 유통(바이더웨이), 복권(스포츠토토) 등에도 진출했지만 2000년대 중반을 넘어 모두 정리했다. 현재는 제과사업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꾸준히 호조를 보인 제과사업은 특히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2조3863억원 중 약 70%를 차지하는 1조6117억원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다만 해외매출 중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이 현재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 중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중국에 위치한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발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제품 회전율이 떨어진 탓이다. 오리온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양, 신장에 생산공장 총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사드 이슈가 불거질 당시에도 오리온은 이른 중국 진출 덕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드 보복의 유탄이 튀자 결국 오리온도 재고관리에 나서게 된 것.

내부적으로는 담철곤 그룹 회장의 ‘오너 리스크’가 뼈아프다. 지난 2001년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과 계열분리를 단행하면서 가족 간에 거리감이 생겼다. 특히 동양그룹이 지난 2013년 경영난을 겪을 때 오리온이 지원을 거절한 점은 양 측의 사이를 더욱 갈라놓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다각도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담 회장은 가족 간의 상속문제와 더불어 회사 내 횡령사건까지 모두 엮여 있다.

동양그룹 창업주 이양구 전 회장이 차명 보유 중이던 포장지 회사 아이팩은 이 전 회장이 사망한 1989년 처 이관희씨와 두 딸인 이혜경 전 부회장과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담 회장 처)에게 총 47%의 지분 상속이 이뤄졌다. 관리는 담 회장이 맡고 있었다. 하지만 담 회장이 아이팩 주식의 이익배당금을 상속인들에게 나눠주면서 상속인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지분을 본인 또는 회사 명의 등으로 전환했다는 게 이혜경 전 부회장과 관련자들의 주장이다.

또 담 회장은 그룹 소유 미술품 2점을 임의로 반출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술품 2점은 약 4억원가량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인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이 같은 혐의로 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만간 담 회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13일 심용섭 전 오리온 농구단 사장 등 오리온 전직 임직원 4명도 담 회장의 비리를 밝혀달라며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제기한 담 회장의 범죄 행위 의혹은 미술품 횡령과 더불어 임직원들의 급여 차액 횡령, 비자금 조성, 해외재산 도피, 위증교사 등 총 12가지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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