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방한 첫 행보로 DMZ행…판문점서 브리핑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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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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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끼 만행사건' 상징 캠프 보니파스 방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7일 헬기를 타고 비무장지대(DMZ)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방한 첫 일정으로 남북 대치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도교발 전용기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블랙호크(UH-60) 헬기를 타고 곧바로 DMZ로 향했다.

검은색 재킷을 입고 연두색 바탕에 흰색과 청색의 둥근 무늬가 새겨진 넥타이 차림으로 DMZ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먼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를 찾아 장병들과 식사하며 격려했다.

틸러슨 장관은 경비대대 식당의 붉은 벽돌에 흰색 펜으로 이름·날짜와 함께 '우리 모두를 위한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하다'(Thanks for your service to us all!)라고 적었다.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두고 남북이 갈등을 빚던 중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가 북한 군인 30명에게 도끼로 살해당했다.

이 사건으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으로 치달았다. 미군은 북한에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보여주기 위해 사상 최대의 나무 제거 작전인 '폴 버냔 작전(Operation Paul Bunyan)'을 펼쳤다.

미루나무 한 그루를 베기 위해 F-4 전투기와 B-52 폭격기가 JSA 상공에 대기했고, 오산 기지의 F-111 전투기들이 출격을 준비했다. 미드웨이 항공모함까지 한반도 근처로 이동했었다.

틸러슨 장관이 캠프 보니파스를 찾은 것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응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장관은 이후 판문점에서 건너편의 북한 지역을 바라보며 브리핑을 받았으며,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는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또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T2)에 직접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고 유엔사 군정위 비서장 이승준 대령으로부터 관련 설명도 들었다.

이들 일정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동행했다.

북한군 병사들은 틸러슨 장관 일행의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했고, 판문점 북측지역 관광객들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DMZ 방문 일정에서는 별도의 대북 성명이나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이 판문점에서 북한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말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번 방문 자체에 의미를 두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외교 사령탑이 판문점을 처음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에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방문 당시에는 일정상 판문점을 찾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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