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터지면 급사 '부푸는 시한폭탄' 복부대동맥류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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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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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준혁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

[사진=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제공]

50대 직장인 이철민(남·가명)씨는 최근 복부비만이 심해져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복부대동맥류’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약간의 복부팽만감과 복부에서 약간의 박동이 느껴지긴 했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이씨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유명을 달리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대동맥류 환자는 2009년 3670명에서 2010년 4263명, 2011년 5035명, 2012년 5966명, 2013년 6534명으로 4년간 8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체 내 가장 큰 대동맥인 복부 대동맥벽에 생기는 복부대동맥류는 주로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얇아진 혈관이 풍선처럼 팽창되며 혈관이 파열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이 혈관 안에 과도하게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면 동맥경화증이 생기는데, 특히 흡연 시에는 발생 빈도가 훨씬 높아진다. 복부대동맥의 정상 혈관은 2~2.5㎝지만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지름이 3~4㎝ 정도로 커지게 되고,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혈관이 풍선처럼 늘어나 혈관 두께가 얇아져 있는 상태에서 치료 없이 병이 진전될 경우 파열을 일으키게 되는데, 복부대동류가 파열되면 환자의 30∼70%가 사망에 이른다. 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고령이거나 흡연자, 동맥경화 질병이나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터지기 직전 상태까지 가는 등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로 응급실을 통해 병원을 찾는다. 10%가량은 수술 중에 사망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복부대동맥류는 증상이 없거나 복부 팽만감, 복부에서 심장이 박동하는 듯한 느낌 등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복부대동맥류가 터지기 전,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검사 방법으로는 복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가 있다. 보통 복부초음파 검사로 복부대동맥류 여부를 파악하고, CT 검사로 정밀하게 병변을 확인하고 치료법을 결정한다.

치료법으로는 개복을 통한 수술이나 혈관 내 시술이 있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시술 또는 수술의 적합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사전에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기존에는 복부를 30㎝ 이상 절개해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를 주로 시행했으나 근래에는 복부를 절개하지 않는 혈관내시술(혈관내 스텐트그라프트삽입술)로 치료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혈관내시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양쪽 사타구니 혈관을 절개해 혈관에 유도 도관을 넣은 뒤 팽창된 혈관을 찾아가 인조혈관인 스텐트(긴 원통모형의 그물망)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2시간 내외로 짧고 통증, 합병증 위험이 적어 안전하고 빠르게 치료할 수 있으며, 영상 장비를 통해 시술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 후 사망 위험률 또한 낮다.

최근에는 사타구니 혈관을 절개하지 않고 주삿바늘을 삽입하는 천자만으로도 시행할 수 있고, 덜 침습적으로 시행해 회복 시간이 훨씬 빨라지고 있다.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위험 요인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따라서 금연이나 금주, 혈압관리, 음식을 싱겁게 먹는 식사 조절과 함께 주 3회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앓고 있는 기저질환이 있는 50세 이상의 고위험군인 성인이라면 1년에 한 번 복부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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