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얼얼바' 70주년, 고질적 갈등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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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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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228사건.[사진=바이두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국민당 군의 대만 주민 학살 사건인 '얼얼바(2·28) 사건' 70주년을 맞아 대만내에 고질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환구시보가 27일 전했다.

알알바 사건은 1947년 2월28일 대만 국민당 정부의 담배 암거래상 단속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군이 동원돼 원주민을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수주일 간 진행된 진압으로 민간인 2만8000명이 학살됐으며 이후 국민당의 40년 철권통치가 이어졌다.

1995년 대만에서 2·28 사건 희생자 배상 조례가 제정됐지만, 2·28 사건은 여전히 대만 원주민인 본성인(本省人)과 1949년 전후 들어온 외성인(外省人) 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본성인은 명(明)나라때부터 대만에 건너와 살던 중국계 후손이고 외성인은 1940년대 대륙에서 패퇴한 국민당과 함께 건너온 중국계를 말한다. 1989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허우샤오셴(候孝賢)감독의 ‘비정성시’는 2·28 사건을 처음 영화로 다룬 작품이다.

본성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민진당 출신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23일 2·28 사건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진상(규명)없이 화해도 없다”며 “이는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다짐했다. 사건 당시 대만의 행정장관이 본토의 장제스(蔣介石)에게 군대 출동을 요청하며 보낸 전문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70주년 당일인 28일에는 대대적인 추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반면 국민당에게 2·28 사건은 아킬레스 건이다. 사건을 부정할 수 없는 국민당은 과거의 아픔을 잊고 화합해 나가자고 호소할 뿐이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도 추도식에 참석해 헌화하는 걸 빠뜨리지 않았다. 국민당에 우호적인 논조의 일간지 중국시보는 26일 “국민당은 외래 정권이 아니다”며 동상 파괴운동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이처럼 대만 여론은 2·28 사건을 둘러싸고 반분(半分)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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