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규제 직격탄...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입주권 3개월새 3천만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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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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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 초기엔 수천만원 웃돈도

▲2월 첫째주 분양이 한창인 아파트 단지 모델하우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최수연·오진주 기자 = "분양권을 팔고 빠지려던 투자자들은 (집단대출 금리 부담에) 빨리 팔고 나가려고 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덕그라시움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금융당국의 아파트 집단대출 옥죄기가 연초에도 계속되면서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계약률 100%에 이르는 서울의 대형단지들도 집단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탈하는 수분양자(분양받은 사람)들이 분양권을 대량 내놓을 경우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거나 입주가 가까워질 경우 분양권이나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이 작년 10월 강동구 고덕동 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으로 분양한 고덕그라시움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라시움은 전체 4932가구의 초대형 대단지에 일반분양 물량만 2000가구가 넘어 집단 대출약 규모가 8000억원에 달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고덕그라시움 59.79㎡(이하 전용면적 기준) 입주권이 지난해 10월 6억1268억원(22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에는 5억8088만원(21층)에 거래됐다. 3개월만에 3000여만원이 떨어진 셈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반분양 초기에는 규제도 없었고 몇 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며 "오는 4월 분양권 전매가 끝나고 본격 거래가 시작되면 급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0월 이후 분양한 세종시와 대전 관저, 화성 동탄2신도시의 신규 아파트 모두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이 의정부 신곡동에 분양한 e편한세상 추동공원, 11월에 분양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역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률이 100%여도 중도금 대출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과도한 집단대출 규제는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2989건 △11월 1만952건 △12월 9392건 △2017년 1월 4526건 등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또 2월 둘째주 양천구, 성북구, 도봉구, 서대문구, 강동구 5개구 전세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문제는 집단대출 시중은행을 찾지 못하는 사업장의 경우 청약 및 계약이 취소될 수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분양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분양 사업장 모집공고에 집단대출 관련 면책조항이 포함될 경우 계약자 입장에서는 파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면책조항이 없다면 절차대로 해지할 수 있다"며 "그렇다 해도 이 부분이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건설사 분양사업장의 모집공고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최근 부동산 매매시장 거래량도 전월대비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조정지역이 아니더라도 18개월 가량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다 보니 기간동안 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꺼져가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호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서 "잔금대출에 대한 여신기준도 강화되고 제2금융권의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분양권 하락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해지 등의 경우는 고스란히 수분양자가 피해를 입게되며 건설사에 대한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파트 매매에 따른 차익실현을 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35만 가구에 육박한다. 특히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매 제한이 해제되는 단지는 서울이 7697가구, 인천 7413가구, 경기도 6만1171가구 등으로 총 7만6281가구가 쏟아진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분양권 시장에서도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집단대출 규제 등 분양권 전매시장은 다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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