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새 선장' 조용병,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뱅커… 직원들에겐 '엉클 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1-22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신한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안선영 기자 = 국내 최대 금융사인 신한금융지주를 이끌어갈 '포스트 한동우'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선임됐다. 그는 앞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9년간 신한의 선장으로서 회사를 지휘하게 됐다. 지난 2년 동안 신한은행에서 증명한 경영 능력을 회장 자리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회사 안팎의 기대가 크다.

◆ 정도만 걸어 온 '엘리트'… 직원 행복 챙기는 '엉클 조'

조용병 내정자는 학창시절부터 신한에 합류한 이후로도 계속 엘리트 코스만 밟아왔다. 당시 충청권 최고 명문인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첫 발을 내디뎠다. 현직 대전고 출신 금융인은 전 KB국민카드 사장이었던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박춘홍 IBK기업은행 전무 등이 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에도 인사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자(CEO)로 성장했다.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후 이번에 지주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며 엘리트 코스를 완성했다.

정도만 걸어온 엘리트란 이미지와 달리 회사 내에서 조 내정자의 별명은 '엉클 조'다.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옆집 삼촌처럼 편안하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별명이다. 실제 소탈한 성격에 행원 시절부터 후배들이 힘들어 할 때는 퇴근 후 술잔을 기울이며 고충을 들어주는 형님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격의 없는 모습은 재작년 신한은행 여자농구단의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을 때도 잘 드러난다. 2015년 8월 강원도 평창에서 휴가를 보내던 조 내정자는 태백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신한은행 에스버드 여자농구단은 방문했다. 특히 학창시절 농구 대표를 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그는 단순히 선수단 격려에 그치지 않고 직접 연습경기를 제안해 함께 땀을 흘리며 어울렸다.

또 행장 취임 이후에는 '직원의 행복'이 최우선이라며 근무 환경 개선에 꾸준히 힘썼다. 이에 신한은행은 작년 7월 은행권 최초로 재택 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자율 출근제 등 스마트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직원 행복을 우선하는 조용병 내정자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 내정자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조직의 혁신, 고객과의 공감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직원 여러분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 업무는 신중·꼼꼼… 자기 관리도 철저

조 내정자는 평소 소탈한 모습과 달리 업무 스타일을 신중하고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내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힐 만큼 추진력도 강하다. 특히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내며 글로벌 영업에도 능통하다.

조 내정자는 지난 20일 이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한의 힘은 전략의 일관성과 현장, 이에 유연성을 더해 나가는 강한 추진력"이라며 "선배들한테 그렇게 배웠고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 내정자는 특히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그의 취미는 마라톤으로 지금까지 10번 넘게 풀코스(42.195㎞)를 완주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4일 이상, 한 번에 4㎞ 넘게, 40분 동안 매주 40㎞ 이상을 달리는 '4·4·4·4원칙'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해외 출장 중에서도 예외는 없다. 조 내정자는 작년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로 오기 전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차례로 방문했는데 아침마다 조깅을 빼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는 그룹의 최대 위기였던 '신한사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영진 간 내분으로 조직이 둘로 갈렸던 당시 조 내정자는 중립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2015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되고 이번에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 '리딩금융그룹 수성' 등 만만찮은 과제 산적

하지만 조 내정자가 떠안은 숙제들이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우선 과제는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리딩금융그룹의 자리를 어떻게 수성하느냐다. 2008년 이후 꾸준히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1등을 유지하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조금만 삐끗하면 바로 추락할 수 있다.

실제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통합은행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추격도 거세다. 우리은행도 16년만에 민영화에 성공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 기존 금융권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따라서 새 먹거리를 발굴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필수다. 또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조 내정자는 "국내외 환경이 상당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어떻게 먹거리를 찾아야 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숙제다. 한동우 회장은 취임 이후 신한사태 수습에 힘쓰며 조직을 안정시켰다. 이제 조 내정자가 이를 이어받아 남은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하고 조직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당장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그의 첫 시험대다. 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장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대대적인 경영진 인사가 예상된다. 특히 조 내정자는 그룹 내 임원들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 전체적으로 큰 폭의 인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관련, 조 내정자는 "신한을 처음 만들 때 저희들이 로마사를 많이 공부했다. 로마가 1000년을 갔는데 그 힘은 개방성과 수용성, 그리고 도전과 혁신이었다"며 "이를 조직의 힘으로 어떻게 발휘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프로세스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프로필
△1957년 출생 △대전고·고려대 법학과 졸업 1984년 신한은행 입행 △2007년 뉴욕지점장 △2009년 글로벌사업 전무 △2011년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2013년 신한BNP파리바 대표 △2015년 신한은행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