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 명칭에 대한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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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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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주·박세리 이어 똑같은 作名…대회 차별화 위해서는 다양한 대회명 필요

 

오는 11월 이벤트성 대회로 열리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관계자들이 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준 MBC 스포츠국장, 박인비 프로 , 정문국 ING생명 대표, 심우택 갤럭시아 SM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8월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딴 박인비(KB금융그룹)가 미국LPGA투어 시즌중임에도 국내에서 쉬고 있다. 손가락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다.

그 박인비가 5일 기자들 앞에 섰다. 오는 11월 열리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대해 주최측·방송사 관계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시작된 이 대회는 KLPGA투어도 아니고, USLPGA투어도 아니다. 한국과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24명(팀당 12명)의 한국골퍼들만 출전하는 비공식 대회다. 지난해 시즌 말미에 ING생명과 MBC가 급조해 출범했고, 올해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인 박인비를 끌어들여 명칭을 그렇게 지었다.

선수 이름을 대회 명칭에 넣은 사례는 더러 있다. 미국PGA투어의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미국LPGA투어의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 열리고 있다.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은 비공식 대회이지만 국내에서는 셋째로 선수 이름을 넣은 골프대회가 된다.

이번 대회 명칭을 보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왜, 많은 대회 명칭 가운데 인비테이셔널인가?’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에서 그 점을 질문하니 “몇몇 선수들을 초청해서 열리는 대회여서 그렇게 이름붙였다. 내년 이후에는 대회 명칭이 바뀔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골프대회 명칭에 ‘인비테이셔널’이 많이 들어가니 별 생각없이 그렇게 지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골프대회가 많아지는 것은 선수는 물론, 골프팬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렇더라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은 사려깊지 않은 명칭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 있는 상황에서 ‘박인비 인비테이셔널’까지 가세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경쟁 의식이 느껴진다. 골프대회에는 클래식, 챌린지, 챔피언스 토너먼트, 챔피언십, 컵 등의 명칭도 많지 않은가.

또 국내에서 선수 이름을 딴 세 대회 모두 ‘인비테이셔널’로 이름붙여진 것에서, 우리 사회의 단편성·획일성을 또한번 확인해 씁쓸했다.
현대사회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다양성보다는 단일성에 더 호감을 갖는 듯하다.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외양이, 국산 승용차의 디자인이 그렇다. 중국의 중소 도시만 가도 각양각색으로 들어선 아파트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일본 거리는 어떤가. 한 눈에 봤을 때 외양이 같은 자동차는 한 대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의 차들로 넘친다.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저력은 그런 다양성과 창의성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겠다.

올해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로 했지만, 내년 이후엔 ‘박인비 클래식’ ‘박인비 챌린지’ ‘박인비 채리티 클래식’ 등의 대회명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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