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제 어디까지 왔나-5]'성과없는 곳에 보상없다'…실적중심의 보험·카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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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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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한지연 기자 = 보험과 카드업계는 타 금융권에 비해 성과제 도입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대기업 계열사가 많아 모기업의 성과 중심 연봉체계가 그대로 흡수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설계사·모집인 등을 내세워 영업조직을 구축했기 때문에 호봉제보다 실적 중심 임금체계가 더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변화해야 할 부분도 많다. 아직 호봉제를 고수하는 은행 계열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은행의 호봉제를 기반으로 성과제를 일부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형적인 성과체계…실적으로 보상

보험·카드사 대부분은 2000년대 후반부터 성과에 따른 차등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 생산성·매출액·손익 달성률·시장만족도 등 다양한 평가 항목들이 인사 및 급여 평가에 100% 반영된다. 성과 없는 곳에 보상도 없는 구조다.

삼성화재는 철저한 실적 중심의 연봉제를 체택하고 있다. 해당연도의 연봉을 기본으로 하되, 성과 등을 고려해 연봉인상률을 적용받는다. 기본 원칙은 '경쟁'이지만 '보상'도 파격적이다. 세분화된 평가 항목으로 개인과 조직의 능력을 교차 등급화한다.

5등급 중 최하위 등급 직원은 인사 및 연봉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파격승진·인재교육·인센티브 등 과감한 보상이 따른다. 최상위 등급에 속할 경우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 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성과연봉제를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직급별로 등급을 3등급으로 나눠, 기본 연봉에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최저 성과자와의 임금 격차는 연봉의 최대 20%에 달한다.

한화생명은 관리자급 이상만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과장급까지는 기본 호봉제를 적용받는다. 직원들을 1~5등급으로 평가해 기본급 연봉을 유지하되, 점수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구조다.

카드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카드는 매년 개인의 업적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률 등을 고려해 1년 1회 평가(MBO식 평가)를 실시한다. 특히 개인 업적과 별개의 평가를 실시, 승진 심의 시 활용하는 역량 평가도 하고 있다. 기본 연봉은 개인업적 평가 등급에 따라 임금 인상률이 차등 적용되고, 개인평가와 조직평가를 균형적으로 반영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목표설정 및 자기평가를 통해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자의 최종 평가 결과를 일정 부분 성과급에 반영하고 있다. 모기업인 롯데그룹의 성과체계를 그대로 도입했다.

◇성과제 도입 망설이는 은행 계열사

보험·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성과제를 도입하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이 아닌 은행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눈치를 보는 실정이다. 모기업인 은행의 호봉제를 기본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계 보험·카드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호봉제와 성과급제를 혼합한 급여체계로 직급과 직위에 따른 기본급과 상여금을 제공한다. 부점 및 개인 성과 평가에 기반한 변동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변동 성과급은 1년에 2회 지급된다.

우리카드도 호봉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분사하면서 일부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호봉에 따른 인상 제도는 그대로지만, 평가제를 도입해 인상률을 차등 적용한다.

KB손해보험은 기본 호봉제에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임금체계다. 과장급 이상 직원은 성과에 따른 차등 임금을 지급받는다. 평가는 신계약률·유지율·생산성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계열사들은 은행의 그림자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보니 호봉제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도 성과주의 도입 확대를 요구하는 만큼 앞으로 좀 더 성과체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성과제' 전 직원으로 확대…높은 불복률 등 장기적 과제도 커

보험·카드업계는 올해부터 성과연봉제를 대폭 확대하는 추세다. 1990년대만 해도 성과연봉제는 임원급 이상에게만 적용됐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해당 직급이 부장급으로, 최근에는 차장급 및 과장급 직원으로 낮아지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거의 모든 회사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인지는 여전한 과제다. 평가체계에 대한 높은 불복률을 극복하는 것도 장기적인 문제다.

A사 관계자는 "성과임금제에 대한 직원들의 평균 만족도는 낮은 편"이라며 "전 직원을 서열화하다 보니 위화감,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많다. B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도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데 경륜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호봉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국내 보험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성과자에 대한 철저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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