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회장·경기위원장 없는 KLPGA, 이러다가 KPGA 꼴 날라!’

입력 : 2016-04-18 11:32
시즌 시작했는데도 아직 ‘선장 空席’…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 판정 해프닝…새 경기위원장 선임 과정도 의혹 투성이…“규모 걸맞은 질적 수준 갖춰야” 지적 많아
 

KLPGA투어는 규모나 선수들의 기량 면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했으나 운영이나 내실면에서는 아직 '후진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4개투어 대항전 '더 퀸즈'에 참가한 KLPGA 임원과 선수들.        [사진=KLPGA 제공]





한국여자프골프(KLPGA)투어는 올해 33개 대회가 열린다. 총상금은 212억원에 달한다. 모두 KLPGA투어 사상 최대다.

규모로 봐서는 미국이나 일본 LPGA투어 못지않다. KLPGA투어 선수들의 기량도 세계 정상급이다. 박성현(넵스)이 최근 출전한 미LPGA투어 세 대회에서 상위권에 든 것이나, 약 1주전 KLPGA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장수연(롯데)이 지난주 출전한 미LPGA투어에서 5위를 한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KLPGA투어 우승자는 JLPGA투어 우승자보다 세계랭킹 포인트도 더 많이 받는다.

KLPGA투어는 이처럼 양적 성장을 했으나 질적인 수준은 아직 ‘후진’이라는 것이 뜻있는 사람들의 지적이다.

시즌이 시작됐는데도 아직 ‘수장’을 정하지 못했고, 경기운영을 책임지는 경기위원장도 공석이다.

구자용 전임 회장은 연초에 일찌감치 사의를 밝혔다. 그의 임기는 3월29일로 끝났다. 그런데도 협회는 아직 후임 회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회장보다 더 시급한 경기위원장 선임 문제는 의문을 낳고 있다. 지난 1월 협회 이사회에서는 전 경기위원장에 대해 연임불가를 의결했다. 그런데도 ‘협회의 한 임원이 전 위원장을 다시 세우려한다’거나 ‘자격도 안되는 사람을 앉히려고 무리수를 둔다’는 등의 소문이 파다했다.

협회에서는 2월초 경기위원장을 공모했다. 몇몇 사람이 응모했으나 협회는 ‘적임자 없음’이라며 경기위원장을 선임하지 않았다. 그러고 지난주 2차로 경기위원장 모집 공고를 내고 현재 그 절차를 진행중이다. 경기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벌써 시즌 5개 대회를 치렀다.

“경기위원장 없이 대회가 원활하게 치러질까?’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17일 아일랜드CC에서 열린 투어 삼천리 투게더오픈 최종일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박성현과 ‘신인’ 김지영(올포유)이 18번홀(파4)에서 연장 승부를 벌였다. 박성현은 3m 버디 기회를 맞았고, 김지영은 그린 미스후 칩샷(서드샷)이 홀에서 2m 지점에 떨어졌다. 박성현의 버디퍼트는 짧아 홀에서 30cm 지점에 멈췄다. 박성현은 일단 마크를 했다. ‘챔피언 퍼트’를 염두에 두고 그랬다.

김지영의 파퍼트는 홀을 50cm 가량 지나쳤다. 다음 퍼트(보기)로 홀아웃한 김지영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짧은 파퍼트를 남긴 박성현의 볼마커를 집어들었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었다.

김지영의 돌발 행동에 박성현뿐 아니라 그린 주변에 있던 대회 관계자들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박성현은 얼떨결에 그린을 벗어났다.

이 때 경기팀장이 박성현에게 다가왔다. 팀장은 박성현에게 뭔가를 말했고, 박성현은 발길을 돌려 원래 볼이 있던 자리에 볼을 놓고 홀아웃했다. 박성현은 그제서야 두 팔을 들어올려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골프 규칙재정 33-6/3에는 스트로크플레이라도 2인 연장전에서 한 선수가 패배를 시인하면 다른 경기자는 홀아웃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됐다. 연장전이기 때문에 스트로크플레이라도 홀아웃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김지영이 패배를 인정하고 박성현의 볼마커를 집어올린 순간 박성현의 우승은 확정됐다. 다시 와서 홀아웃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김지영은 “아마추어 시절 연장전에서 이긴 적이 있는데 그때 상대 선수가 졌다고 볼마커를 집어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자신의 행동이 규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박성현을 돌려세운 팀장은 “챔피언 퍼트를 마치고 세리머리를 하는 게 우승자에 대한 예우라고 여겨 박성현에게 홀아웃하도록 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팀장이 김지영의 행동에 대한 규칙 판정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말썽이 생길까봐 홀아웃하도록 한 것이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중계방송하던 캐스터와 해설자도 “이 경우 박성현 선수는 홀아웃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터였기 때문에 팀장의 행동은 더 의혹을 부풀렸다.

“회장이나 커미셔너, 경기위원장 없이도 협회는 그럭저럭 돌아간다고 생각하다면 오산이다. 골프는 ‘대충’ 해서 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KLPGA는 지금 잘 나가고 있지만 언제 내리막 길로 들어설지 아무도 모른다.”

한 골퍼의 지적이다.


 
  
컴패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