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촌 출신의 파퀴아오, 복싱 그 이상의 세상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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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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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퀴아오 인스타그램]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빈민촌 출신의 복싱 영웅이 영원히 링을 떠나 전설로 남았다.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는 10일(한국시간) 티모시 브래들리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은퇴했다. 이제 정치 활동에만 전념하며 제 2의 인생을 열었다.

파퀴아오에게 복싱은 즐기기 위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생계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7107개 섬 중에서 두 번째로 큰 민디나오 키바웨의 작은 빈민촌에서 여섯 자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복싱을 처음 접한 것은 12살 때였다. 이후 돈을 벌기 위해 길거리 복서로 나섰다. 그때 그의 손에 쥐어진 돈은 2달러에 불과했다.

빈민촌 길거리 복서로 시작한 파퀴아오는 16살인 1995년에 프로 데뷔했다. 파퀴아오는 3년 만에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르며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체급을 올리며 슈퍼 밴텀급, 슈퍼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까지 석권하며 아시아인 최초로 4체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파퀴아오는 세기의 대결이었던 2008년 12월 오스카 델라 호야를 무참하게 꺾는 등 라이트웰터급, 웰터급, 라이트 미들급까지 차지하며 복싱 역사상 전무후무한 8체급을 석권하며 10번의 타이틀을 획득하는 새 역사를 썼다. 또한 사상 최초로 4개 체급 연속 타이틀 획득의 기록까지 세우며 복싱의 전설로 남았다.

파퀴아오는 복싱에 안주하지 않았다. 복싱으로 얻은 부와 명예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복싱과 정치 활동을 병행한 파퀴아오는 국민적 영웅이었다. 거친 링 위에서와는 달리 정치 활동을 하는 파퀴아오는 품위를 갖춘 똑똑한 개혁가였다. 그가 쌓은 부는 대부분 사회에 환원하며 인격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퀴아오는 오는 5월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다. 당선이 유력한 파퀴아오는 이후 필리핀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링을 떠난 파퀴아오는 필리핀 사회 개혁을 위해, 복싱 그 이상의 세상을 열기 위해 또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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