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28) 테크크런치+위워크+킥스타터를 합쳐놓다 ― 36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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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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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36kr 류청청 창업주

  • IT전문 블로그에서 스타트업 정보투자 플랫폼 발돋움

[그래프 = 아주경제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중창업·만인혁신'을 외치는 중국에서는 하루에만 1만 개씩 스타트 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창업을 하려면 사무실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다. 매체의 힘을 빌어 지명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막 생겨난 스타트업이 이런걸 혼자 해결하긴 무리다.

중국에서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과 공간, 마케팅을 도와주는 스타트업이 주목 받는 이유다. 그 중심에 ‘36kr(36氪)’가 있다. 36kr은 한 마디로 사무실 공유임대업체 ‘위워크’와 크라우드 펀딩사이트 ‘킥스타터’,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를 합쳐놓은 기업이다. 지난 2010년 창업해 6년 만에 10억 달러 가치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36kr을 창업한 주인공은 1988년생 청년 류청청(劉成城)이다. 1990년대 IT 불모지였던 중국에서 10살 때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놀 줄 알았다. 밤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다 보니 눈이 벌겋게 충혈되기 일쑤였다. 친구들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밀레니엄 버그'에 감염됐다고 놀려댔다.

2010년 갓 창업할 당시에만 해도 IT 전문블로그 '36kr.com'를 운영한 게 전부였다. 그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IT 스타트업 중 전도유망해 보이는 업체의 소식을 번역해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당시 대다수 IT 전문 매체들은 유명 기업들만 보도했다. 스타트업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36kr.com에 올라온 글의 80%는 중국에서 보도되지 않은 신선하고 참신한 내용이었다.

2011년 전후로 중국에서도 하나 둘씩 창업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거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36kr.com은 주목 받기 시작했다. 각 언론들도 해외 스타트업을 보도할 때마다 항상 36kr.com을 인용했다.

2011년에만 해도 하루 1000명에 불과한 블로그 방문횟수는 1년 만인 2012년 10만명까지 100배로 늘었다. 36kr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2011년 첫 엔젤투자를 유치한 36kr은 이듬해엔 A급 투자도 유치했다. 그렇게 해서 36kr은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류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단순한 정보 플랫폼이 아닌 스타트업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뜻 깊은 기업이 되고 싶었다. 스타트업이 좀 더 쉽게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직접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 해 알리바바그룹의 금융회사인 마이금융의 지원사격을 받아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과 투자를 원하는 대중을 연결하는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시작했다. 오픈한 지 1년도 안됐지만 현재까지 모두 257개 스타트업이 모두 4억 위안 투자받았으며, 현재 7700여개 스타트업 자금조달이 진행 중이다. 그렇게 36kr은 중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금 조달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36kr에 4% 수수료를 건넴으로써 수익도 안겨다줬다.

앞서 2014년부터는 스타트업 전용 인큐베이터 '36kr 스페이스'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장소는 물론 법률·재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15명 팀원 이하의 아직 투자를 유치할 여력이 안 되는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입주 기업은 엄선한 심사 절차를 거쳐 선정된다. 현재 베이징, 쑤저우, 항저우 등에 진출한 36kr 스페이스 사업은 향후 20여개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곳을 ‘졸업’한 스타트업의 95%는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36kr에는 6만개에 가까운 스타트업이 등록돼 있다. 그리고 2000여명의 투자자들이 36kr을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36kr은 이미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만나는 주요 창구로 자리잡았다.

류청청은 앞으로는 스타트 업에 투자하는게 최고의 재테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0년 전 베이징에서 집을 사서 떼돈을 벌었다면 이제는 전문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투자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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