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앞세운 제네시스 EQ900, 국제무대에서 통할까

정몽구 회장(왼쪽)과 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가 제네시스 EQ900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9일 공식 데뷔한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이큐나인헌드레드)는 국내에서 사전계약 물량만 1만대를 넘겼다. 쟁쟁한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제네시스 EQ900의 해외무대 성적으로 모아진다. 내년에 데뷔할 미국과 중동 등지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기타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1, 2위 시장규모를 다투는 미국에서 인정받을 경우, 유리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며 강조한 것은 ‘인간 중심의 럭셔리’다. EQ900는 이를 증명하듯 탑승자를 위한 편의·안전장비가 대거 탑재됐다.

[사진=임의택 기자]

실내로 들어서면 부드러운 천연가죽과 리얼 우드 재질이 눈에 띈다. 천연가죽 시트에 적용된 최고급 소재는 이탈리아 명품 가죽 가공 브랜드 ‘파수비오’와 협업해 개발했다. 정교한 스티치는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시트 브랜드인 ‘복스마크’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실내 컬러는 기존 대형 세단에 적용했던 블랙 위주의 색상에서 벗어나 ‘인디고 블루 투톤’ ‘체스트넛 브라운’ 등 독창적이고 독특한 컬러 조합을 선보였다.

제네시스 EQ900는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차체 길이는 EQ900가 5205㎜,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5120㎜, BMW 7시리즈가 5098㎜의 순이다. 리무진 또는 롱 휠베이스의 경우는 EQ900가 5495㎜, 7시리즈 5238㎜, S클래스 5220㎜의 순서다.

[사진=임의택 기자]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EQ900/리무진이 각각 3160㎜, 3450㎜로 7시리즈(3070㎜, 3210㎜)나 S클래스(3035㎜, 3165㎜)보다 길다. S클래스의 상위 버전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도 휠베이스 3365㎜로 EQ900 리무진보다는 약간 짧다.

EQ900는 단순히 넓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탑승객의 안락한 승차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이를 위해 독일척추건강협회에서 공인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를 적용, 시트 프레임 떨림을 개선했다. 착좌부별 패드를 최적화했으며, 운전석은 22개 방향으로 전동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의학적 검증을 거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EQ900에만 있는 장비다. 서울대 의대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운전자의 키, 앉은 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을 입력하면 현재의 운전 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으로 맞춰준다.

또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는 항공기 1등석 시트처럼 버튼만 누르면 릴렉스, 독서, 영상 등 다양한 착좌 모드로 한번에 변신한다.

[사진=현대차 제공]

EQ900는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를 도입, 뛰어난 안전성과 주행편의성을 이뤄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은 차간거리와 차선을 자동으로 유지한다.

제한속도 구간별 속도조절까지 지원하며, 앞차가 정차할 경우 자동으로 정지했다가 재출발한다. 차로변경 중 뒤쪽 사각지대에서 추돌 위험성이 감지되면 반대편 바퀴를 제동시켜 차선을 유지하는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시스템’도 국산차 최초로 적용했다.

이와 함께 EQ900는 ‘제네시스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이 처음 탑재됐다. 이는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섀시통합 제어기능을 융합한 것으로, 안락한 승차감과 조종 안전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가들은 “제네시스 EQ900가 독창적인 기술과 완성도 높은 품질로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설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전 모델인) 제네시스는 초기부터 ‘올해의 북미차’에 선정되는 등 높은 점수를 받으며 현대차의 대중적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2세대 제네시스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프리미엄 이미지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EQ900은)단시간에 만들어진 즉흥전략이 아닌 10여년간 실패가능성을 최소화하며 최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 작품"이라며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발표는 글로벌시장에서 ‘고가 브랜드’로 도전을 선포하는 것이고, 기존과 다른 모습을 구현하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도 "EQ900은 지금껏 현대차 중에서 가장 큰 차로 많은 안전기술과 첨단 혁신기술이 담겨있다"며 "EQ900의 성공을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너시스 EQ900'. 사진=현대차 

EQ900의 가격은 3.8 GDi가 7300만~1억700만원, 3.3 터보 GDi는 7700만~1억1100만원, 5.0 GDi는 1억1700만원이다. 수입 경쟁차의 경우 1억~2억원 사이에 가격이어서 EQ900의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