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LG의 '혁신' 인사, 신사업 밑거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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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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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한아람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지난 26일 LG그룹이 2016년 연말 재계 인사의 포문을 열었다.

LG그룹의 인사는 한 마디로 ‘파격’‘혁신’ 등의 단어로 함축된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전자·화학·자동차부품·에너지 등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낸 사람을 직급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발탁했다.

부사장 승진과정 없이 전무에서 바로 사장으로 2단계 승진한 홍순국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전무가 대표적인 예다. 홍 전무는 에너지 자동차부품 분야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사장 취임 3년만에 부회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한 사장은 올레드TV(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을 필두로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지난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LG디스플레이 흑자 기록을 세웠다.

LG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도 탄생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전무가 생활용품 시장의 성과를 인정받아 전무 3년차에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한 것이다.

이 같은 과감한 인사는 ‘혁신’인사라 불리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면에는 최근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속끓이고 있는 LG의 고심이 묻어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3분기 2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떨어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LG는 ‘혁신 인사’ 카드를 내세웠다. 그러나 혁신 인사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단순한 신상필벌의 계산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실적보다 사람을 들여다보는 혜안이 먼저 적용돼야 하며,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 등도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없는 ‘혁신·파격’ 인사는 앞으로도 매년 쏟아질 것이다. 실적 기준만으로 단순히 못한 사람은 자르고, 잘한 사람을 위로 올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번 LG인사가 '파격성'만 갖춘 일회성 혁신일지, 지속가능한 혁신일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그러나 뼈아픈 고심 끝에 내민 카드인 만큼, 이번 인사가 후자 쪽에 속해 자동차부품, 태양광 등 현재 공들이고 있는 LG 신사업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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