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감자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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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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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제주에서 2000여ha 넘게 재배하는 주요작물이다. 삶고, 볶고, 튀기고, 갈고, 생으로 먹고, 쓰임새도 많다.

감자는 조선후기 우리나라에 들어와 굶주림을 해소하는 구황작물로 쓰여 졌지만 최근에 와서 다양하게 변신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칩은 외식산업에서 중요한 식품 중 하나다. 최근에는 감자 칩 과자가 인기 있고, 고로케, 빵, 고급레스토랑에서 감자를 곁 드린 각종 요리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좋아하는 감자탕, 볶음 요리, 돼지고기 구울 때 옆에 곁들인 감자가 기름에 베이게 익으면 그 맛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감자는 품종도 다양하고 품종 마다 특성과 용도가 다르다. 제주의 주 재배품종은 ‘대지(大地)’다. 전분함량이 적고 육질이 단단해 탕, 찌개, 볶음 요리에는 좋은 품종이지만 칩을 만들 수 없고, 쪄서 먹으면 맛이 떨어진다.

강원도의 주 재배품종은 ‘수미(秀美)’다. 전분함량이 많아 쪄도 맛있고 칩과 튀김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지만 탕과 찌개 등에 이용하면 쉽게 부서져 사용이 어렵다. 그밖에도 과자 만들 때 이용되는 ‘대서’ 품종을 비롯 ‘조풍’ ‘추백’ ‘추동’ 등과 보라색을 띤 ‘자심’ 분홍색 품종인 ‘홍영’ ‘자영’ 등 수십 가지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감자는 땅속에서 수확한 후 서늘한 곳에 보관하였다가 일정기간 지나서 다시 땅에 심으면 싹이 나오고 땅속에는 여러개 감자가 달린다. 수확한 감자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싹이 나오는데 그 기간 까지를 휴면기간이라고 한다. 휴면기간은 품종마다 다르다. 강원도 같이 겨울이 길어 여름철 1번밖에 감자를 재배할 수 없는 지역은 휴면기간이 긴 품종을 재배해야 유리하다. 제주같이 연중 따뜻한 곳은 휴면기간이 짧아 빨리 싹이 나오는 품종을 심으면 1년에 2번 재배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재배품종이 있다. 제주지역의 주 재배 품종 ‘대지’는 비와 바람에 강하고 병해충에도 강하지만 유독 ‘더뎅이병’에만 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더뎅이병에 강한 ‘제서’(제주감자라는 뜻) 품종을 만들었고, 포테이토 칩을 만들 수 있고 쪄서먹어도 맛있는 ‘탐나’ 품종을 만들어 농가실증 시험 중에 있다.

감자도 꽃과 씨도 맺히지만 주로 이용하는 열매는 땅속의 열매, 즉 제주어로 지슬(地實-지실의 변형)이라 하고 줄기의 변형체다. 따라서 꽃에서 맺힌 종자에 비해 바이러스병에 매우 취약하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바이러스병이 없는 감자를 만들기 위해 감자 싹에서 생장점을 채취하여 인공배양한 후 감자 묘를 만들고 수경재배로 씨감자를 대량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든 병 없는 우량 씨감자는 전량 제주농가에만 공급하면서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감자의 무한 변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농업기술원이 앞장서고 있다./제주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학박사 홍순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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