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유비의 민심 얻기와 아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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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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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를 보면 관도 대전과 오환정벌에서 승리한 조조가 중원 최대 세력으로 확실히 자리 잡는 장면이 나온다. 

북쪽을 평정한 조조는 언제나 마음에 걸리던 유비를 잡기 위해 15만 대군을 휘몰아 형주로 남하했다.

제갈공명의 비책으로 신야와 박망파 전투에서 조조의 대군을 잠시 막았지만 유비의 군세는 바람앞에 등불이었다. 대군을 막을 병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비는 강릉으로 후퇴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수 많은 백성들이 후퇴하는 유비군을 따라나선 것이다. 조조는 서주침공 때 백성들을 몰살시킨 전력이 있었다.

유비의 군대를 따라나선 백성의 행렬은 한없이 느렸다. 하루에 겨우 십여 리 이동할 뿐이었다. 유비의 참모들은 백성들을 버려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유비는 고심끝에 백성들을 모두 데리고 가는 길을 택했다. 

유비는 조조나 손권에 비해 땅도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별 볼 일 없었다. 휘하의 병력도 너무 적었다. 그런데도 유비는 가는 곳마다 인기가 ‘짱’이었다. 백성들의 존경과 환대를 받았다. 민심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アベ政治を許さない)" 논픽션 작가 사와치 히사에가 구상하고 95살의 시인 가네코 도타가 붓글씨로 쓴 이 문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한 일본 시민사회의 저항과 분노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베 정권이 집단자위권 등 안보법제를 중의원에서 강행 처리한 이후 도쿄, 교토, 나고야 등 일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 시위가 벌어졌다. 

그동안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로 증시가 급등하자 자신감을 얻어 민심을 외면한 정책들을 무리하게 추진해왔다. 특정비밀보호법 제정이나 원전 재가동 추진, 집단자위권 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아베 정권을 상대하기에 앞서 일본 국민들의 건전한 민심을 읽고 그들의 우려와 걱정에 귀를 기울여보자. 아베 정권을 대하는 우리 외교의 품격이 한 수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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