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싱사기 예방위해 대가성 없어도 일괄처벌
  • 과잉입법, 소비자들에게 책임전가 논란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정부가 급증하는 피싱사기를 막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했지만, 처벌 규정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급증하는 피싱사기를 막기 위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피싱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은 지난 2012년 3만3496건, 2013년 3만8437건에 이어 2014년 4만4705건으로 매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20일 ‘전자금융거래법’ 일부를 개정과 동시에 시행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실제 대가가 없더라도 통장 대여를 금지해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같은 법 개정이 오히려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군대를 전역한 후 모 건설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된 A씨는 상사에게서 “중간부터 일을 해도 월급이 모두 지급돼 회사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한 달만 통장을 관리하겠다”라는 말을 듣고 흔쾌히 응했다.

통장은 물론 카드, 카드 비밀번호까지 모두 넘겼다. 그런데 상사는 다음날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고 2주 뒤 경찰서에서 ‘통장 양도 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가 날아왔다.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에 따라 경우 A씨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같은 불합리한 법개정에 대해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실질적으로 취업이 어려워, 을의 입장에서 통장을 양도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들을 동시에 처벌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금융당국의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도 “금융당국이 피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통장 대여 금지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취업사기와 관련된 피싱범죄를 막기 위해선 부실 회사를 점검하거나 여타 다른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정부는 대책 마련보다는 기존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 피싱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통장을 절대 타인에게 빌려주지 말고, 통장을 양도·매매한 경우 즉시 금융회사에 해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한다고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법 해석은 수사당국의 몫”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피싱범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어떤 통장도 타인에게 양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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