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폭락으로 엿보이는 러시아의 전략 미스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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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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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러시아는 최악의 통화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위기는 국내 경제, 정치 시스템, 대외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신흥국 통화의 폭락 수준으로 보아도 최근 루블화의 하락은 극단적이다.

루블화 폭락의 가장 큰 요인은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하락이지만,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의 군사 개입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한편 루블화의 하락폭은 금융시장에서 고조되고 있는 확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제는 경제적 이익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공의 지정학적 목표 추구에 기를 쓰고 있다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분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대담하게 6.5% 인상하고 17%로 설정했으나 그래도 루블화 하락은 막지 못했으며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키운 결과를 초래했다.

FT는 러시아 당국이 루블화 하락을 막을 방법의 선택지는 금리를 더 높게 인상하거나, 중앙은행의 외환시장의 대규모 개입, 통화 통제 말고는 없다고 보도했다.

FT는 금리인상과 외환시장 개입은 큰 대가를 치르고 실패할 것임을 배웠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마지막 선택지인 통화통제는 1990년대 러시아 통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루블화에 대한 신용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한 정부에게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경제는 푸틴 정권 하에서 부패된 국가자본주의로 변했다.

러시아는 국내 경제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던 근대화의 계기를 놓쳤다. 러시아는 분명히 오픈된 경제국가지만, 세계에서 이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다름 아닌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 반군에 대한 군사지원 등 푸틴 대통령이 서방국가를 상대로 일으킨 대결이다.

유럽의 안전보장 질서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도전에 대해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제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일어난 국제유가 하락으로 러시아의 아픔은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 경제는 서방국가의 경제제재로 몇 년 뒤에나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됐던 지점에 갑자기 도달하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엄중한 전략적 선택을 강요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군자지원을 멈추고 휴전협정을 완전히 준수한다면 서방국가는 러시아의 은행과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FT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택하면,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악영향은 남을 수도 있으나 경제제재의 단계적 완화에 따라 시장에서의 신뢰는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렇지 않고 지금의 전략을 계속 구사한다면 러시아는 더욱 더 억업적이고 고립적인 전시경제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단기적인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군사적 모험의 확대로 집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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