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는 'SK하이닉스' 4대그룹 조직문화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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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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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SK하이닉스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략을 뒷받침하는 조직문화가 조화롭게 융합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현대전자로 출발해 LG반도체를 흡수하고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삼성 경영임원을 영입하는 등 4대 그룹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이는 SK식으로 바꾸지 않고 기존 문화의 장점을 살린 최태원 회장의 방침에 의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사상 처음 반기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던 SK하이닉스가 3분기에도 1조원을 훌쩍 넘기는 이익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엔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인 호황 요인이 크지만, 전략을 구현하는 실행력인 조직문화를 배제할 수는 없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지 2년여 동안 새로운 조직문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이다.

1983년 현대전자산업주식회사로 출발한 하이닉스는 1999년 LG반도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경쟁이 치열했던 반도체 불황기를 거치며 일본과 독일 유수의 경쟁사들이 떨어져 나가는 속에서도 세계 메모리시장 2위를 지켰던 저력은 현대와 LG에서 나왔다.

이러한 DNA는 하이닉스의 정체성을 지켜주려 한 최태원 회장 및 SK 경영진의 배려 아래 SK하이닉스에 계승됐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지닌 독특한 장점의 문화가 있고, SK그룹 역시 수십년 간 갈고 닦아온 문화가 있다”며 “보이지 않는 시너지를 창출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해왔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에 변화추진팀을 새로 만들어 하이닉스와 SK그룹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룹과 달리 SK하이닉스에 연구원이 연상되는 ‘책임’, ‘수석’ 등의 직급체계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 한가지 예다.

최 회장은 또한 삼성 반도체 출신의 임형규 부회장을 직접 나서 영입하는 등 삼성의 기술과 성장 문화도 수혈했다. 지난 1년여 사이 SK하이닉스에는 임 부회장을 비롯해 서광벽 미래기술전략총괄 사장, 오세용 제조부문 사장 등 삼성 출신 임원이 다수 합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임 부회장 등 삼성 출신 반도체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D램에 치우친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스템 반도체 등 새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성욱 사장의 경우 현대전자 당시부터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연구개발제조총괄까지 역임한 하이닉스의 원조 기술통이다. 박 사장이 임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SK하이닉스를 이끌며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융합, 성공전략을 구현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현대는 ‘저돌성’, LG는 ‘인화’, 삼성은 ‘관리’, SK는 최고를 일컫는 ‘수펙스’ 등의 특징적인 조직문화나 핵심가치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각 그룹은 성장, 성숙기 등으로 기업 생태계가 바뀌며 그에 따라 핵심가치도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처럼 조직문화에 유연성을 부과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문화는 기업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요소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인용한 기업문화 전문가 존 칠드러스의 저서 ‘레버리지’에 따르면 전략과 기업문화의 조화를 이룬 기업은 원하는 문화가 제대로 구축돼야 전략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기업문화 형성을 전략적 목표 중 하나로 다루는 공통점이 있다.

존 칠드러스는 “실행을 뒷받침하는 지원 문화가 없는 전략은 실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좌초한다”며 “단, 기업문화가 아무리 뛰어나도 부실한 전략을 대신하지는 못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이 두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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