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공소권 없음' 결정…대균씨 구속기소 "사실상 수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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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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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6월 초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 12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려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검찰이 지난 6월 초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 12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려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유병언씨 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4월 20일 이후 114일 만이다. 검찰은 또 7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유병언씨의 장남 대균(44)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 구원파 신도 하모(35·여)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유 병언씨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미 사망한 유병언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혐의를 받았다. 검찰이 밝혀낸 유병언씨의 범죄 혐의 액수는 횡령 및 배임 1291억원, 증여세 포탈 159억원 등 총 1450억원에 달했다. 유병언씨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내부 조직도에 회장으로 명시됐으며 월 1500만원의 고문료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병언씨가 6월 12일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고 이후 사체가 유 전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검찰은 유병언씨의 경영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을 확인했지만 처벌을 할 주체가 사라져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불기소 처분의 일종인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고 검찰 수사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6월 12일 순천에서 유병언씨의 변사체가 발견된 뒤 지난달 유병언씨와 해당 변사체의 DNA가 일치하는 등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공소권 없음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유병언씨의 장남 대균씨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자금 35억원 등 계열사 자금 73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적용됐다. 대균씨는 중간수사결과 발표일인 이날 구속기소됐다. 대균씨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 등의 상표권자로 자신을 등록해 놓고 상표권 사용료 명목 등으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수경씨는 지난 4월 21일부터 3개월 넘게 대균씨의 도피를 도우며 용인 오피스텔에서 함께 은신한 혐의(범인은닉)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며 도피를 도운 하씨는 대균씨와 박수경씨가 검거된 지난달 25일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110여일 동안 수사한 결과 유병언씨 일가와 측근 10명, 도피 조력자 13명 등 모두 34명을 기소했다. 구속 기소자는 29명, 불구속 기소자는 5명이다. 검찰은 유병언씨의 매제인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도 유씨 도피를 총괄 기획한 혐의(범인도피교사)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같은 혐의를 받는 유병언씨의 여동생이자 오 전 대사의 부인인 경희(56)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오 전 대사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10일까지 유씨에게 편지를 보내 수사 상황과 구원파 동향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편지에는 검·경 동향과 수사 상황, 도피조 인력·운용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병언씨의 운전기사였던 양회정(55)씨와 '김엄마' 김명숙(59·여)씨는 현재 검찰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씨의 집에서 권총 5정과 도피 자금으로 추정되는 15억원의 현금 가방을 찾아내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모 그룹의 회생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 부분도 추후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차남 혁기(42)씨 등 해외 도피자의 조속한 국내 송환과 유씨 일가의 차명 재산 추가 확보 후 동결 조치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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