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부터 '별그대'까지…복선 찾기, 인기드라마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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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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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인기드라마는 매회 대사나 에피소드만큼 복선과 암시로 온라인을 뜨겁게 만든다. 한 회 방송분이 끝나면 해당 드라마의 게시판은 "수건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맞죠?", "신성록의 반지가 무섭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가 무슨 의미인가요?", "김지수가 협박범인 이유" 등의 게시물로 가득하게 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는 시청자들이 남편찾기에 몰입하게 했다. 그만큼 복선과 암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인형 복선. 극중 성나정(고아라)의 방에 놓인 개, 고릴라, 물개 인형은 각각 칠봉(유연석), 쓰레기(정우), 성나정(고아라)을 의미한다. 이 인형들은 놓인 위치와 자세로 세 명의 주인공에게 닥칠 상황을 뜻한다.

예를 들어 고릴라 인형이 집 밖에 놓여진 뒤 쓰레기는 하숙집을 나간다. 물개 인형이 의자에 깔린 장면 후 칠봉은 삼풍백화점 사고를 당할 위기에 빠진다. 고릴라 인형과 물개 인형이 서로 입을 맞추는 장면 후에는 쓰레기와 나정이 극중 첫키스를 하게 된다.

수건 복선도 큰 화제를 모았다. 나정이 엄마(이일화)는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며 "나정과 쓰레기가 인연이면 결혼 안 하겠나"고 말한다. 이어진 방송분에서 쓰레기는 나정과 통화를 한다. 쓰레기의 뒤에 걸려 있는 수건에는 '인연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고 결국 둘은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SBS '상속자들'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 곳곳에 복선을 설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놓치기 쉬운 대사 한마디에 함축적 의미를 담고 극중 등장하는 장치에도 깊은 뜻을 숨겨놓는다.

드림캐처는 '상속자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복선으로 작용했다. 차은상(박신혜)이 김탄(이민호)에게 "좋은 꿈을 꾸게 될 것"이라며 건넨 드림캐처는 은상에게도 '좋은 꿈'을 꾸게 해주는 매개체가 됐다.

영도(김우빈)가 은상에게 잔치국수를 함께 먹자고 수차례 말하는 것은 김탄과 은상의 결혼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25%에 육박하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에서도 인기를 입증하듯 다양한 복선이 제기됐다.

지난 1일 방송분에서 도민준(김수현)은 잠자리에 들기 전 동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읽으며 복선을 제시했다.

"옛날에 도자기로 만들어진 토끼가 있었어요. 토끼는 어린 여자아이를 사랑했고 그 아이가 죽어가는 걸 지켜보았어요. 토끼는 다시는 사랑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했어요."

도민준이 읽은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미국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으로 사랑할 줄 모르는 도자기 토끼인형 에드워드가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사랑하지 않겠다는 다짐과는 다르게 다시 천송이(전지현)에게 마음을 연다는 것을 암시했다.

소시오패스인 형 이재경(신성록)에게 보여주는 휘경(박해진)의 태도와 언행도 복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큰 형의 죽음과 재경의 실체를 안 휘경이 경영에 관심이 없는 척 송이만 따라다닌다는 것. 일각에서는 양녕대군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드라마가 일방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쌍방향적인 기능이 크다. 두터운 시청층을 가지고 있는 인기 드라마가 남편 찾기, 사랑이야기 등의 소재에 힌트를 주면 시청자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재미요소를 설치해 힌트를 주는 제작진과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재미를 찾는 시청자간의 소통은 이들 드라마의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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