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반토막난 日컨테이너선, 선원은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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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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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L컴포트호, 인도양 항해중 선체 균열<br/>선체 바다에 표류, 24일 감시선 현장 도착<br/>제작 결함 드러날 경우 日조선업계 타격 클듯

태풍에 의해 중앙부에 균열이 생긴 일본 MOL의 MOL 컴포트호의 선체가 쪼개지고 있다.(사진출처: http://www.vesselfinder.com)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7일 일본 해운사 미쓰이 오에스케이 라인(MOL)의 8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싣고 항해중 두동강이 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을 항해하던 선박에 의해 선원 전원은 무사히 구조됐으나 사고 현장은 여전히 태풍의 영향권 아래에 있어 감시선 접근이 어렵고, 두동강 난 선체는 각각 바람과 파고 아래서 표류하고 있다.

회사측은 오는 24일 경이면 감시선이 사고 지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다음주 초면 사고 원인 및 피해 규모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MOL에 따르면 회사 소속 컨테이너선 ‘MOL컴포트호’가 지난 17일 정오 무렵 싱가포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으로 항해하던 중 인도양 해상 북위 12도 30분·동경 60도 부근 지점에서 선체 중앙부에 균열이 생기며 자력 항해 불능에 빠진 후 곧바로 두동강이 났다.

태풍에 의해 중앙부에 균열이 생긴 일본 MOL의 MOL 컴포트호(사진출처: http://www.vesselfinder.com)

선체가 쪼개지는 과정에서 적재하고 있던 컨테이너 화물 일부가 바다위로 떨어졌으나 대부분은 선체에 실려 있으며, 연료로 사용하는 기름 유출도 크지 않은 것으로 일단 확인됐다.

사고 직후 승무원 26명 전원은 구명보트로 대피해 부근을 항해하던 한진 베이징호와 짐 인디아, 옌티안 익스프레스호 등에 의해 다른 선박에 의해 무사히 구출됐다. 당시 선박에는 러시아인 11명, 필리핀 14명, 우크라이나인 1명이 탑승했다.

MOL이 21일 밝힌 사고 현황에 따르면 쪼개진 선체 전반부 및 후반부는 각각 북위 14도10분·동경 63도27분 부근과 북위 13도13분·동경62도05분 부근을 표류하며 동북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장 해역이 폭풍우가 계속되고 있어 선체의 이동도 지속되고 있다.

MOL은 사고 발생 즉시 무토 코이치 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전사적으로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선박을 건조한 미쓰비시 중공업 관계자들도 대책본부에 합류해 침몰 원인을 공동 조사하고 있다.

태풍에 의해 두동강 난 일본 MOL의 MOL 컴포트호의 선체 후반부가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사진출처: http://www.vesselfinder.com)

한편, 사고를 접한 인도해양경비대는 두 척의 예인선을 투입해 표류하고 있는 선체 인양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지 기후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OL도 사고 선박의 사고 원인 및 화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 항구에서 감시선을 출항시켰다. 이 감시선은 오는 24일경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MOL컴포트는 지난 2008년 미쓰비시중공업이 자사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건조해 MOL에 인도한 컨테이너선으로 바하마에 선적을 두고 있다. 길이 316m, 폭 46m이며 총 중량은 8만6692t, 재화중량은 9만613t이다. 최고 항행 속도는 17.7노트다.

8110TEU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MOL 컴포트는 사고 당시 4382개의 컨테이너(7041TEU)를 싣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일단 강한 폭풍을 선체가 견디지 못해서 벌어진 정도라는 것 이외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운항 스케줄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기상상태가 안좋은 가운데에서 항해를 했다면 선사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태풍에 의해 두동강 난 일본 MOL의 MOL 컴포트호의 선체 전반부가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사진출처: http://www.vesselfinder.com)

하지만 선박의 나이가 5년 밖에 안된데다가 당시에는 엄격한 안전기준에 따라 선박이 건조됐고, 특히 이 선박이 조선 기술에 있어 자랑으로 여기는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볼 때 조선사가 구조적인 결함을 발견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조선사의 책임으로 확인될 경우 부활을 노리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에는 커다란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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