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건설업황 부진, 구조적 성숙단계 진입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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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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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최근 국내 건설업황 부진이 건설업이 구조적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산업분석팀은 27일 '국내 건설업의 구조적 발전단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건설업황 부진은 경기요인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건설업이 구조적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분석팀은 실제로 국내 건설업의 중장기 수급요인, 건설업 잠재생산 등에서 성숙기 진입의 징후들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국내 건설업황을 수요측면에서 봤을 때 주택 및 SOC 등 건설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인방 조사분석팀 과장은 "SOC의 대표적 지표인 도로연장 증가율이 최근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도로포장률도 2000년대 이후 80% 내외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또 "2000년대 중반 이후 1.5~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구증가율이 향후 인구증가 둔화로 2011년 1.9%에서 2020년 무렵이면 1.2% 내외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측면에서는 건설업체수, 건설업체 수익성면에서 경쟁심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 2000년 6만7000개에 불과하던 건설업체수가 전문건설업체를 중심으로 2010년 현재 9만7000개로 45% 가까이 증가한 반면, 건설업체당 부가가치액은 2000년대 초반 이후 5억5000만~7억원 범위에서 정체돼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 취업자수는 건설업체수 증가와 달리 2000년대 중반 이후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여 건설업 전반의 고용유발 효과가 하락하고 있다. 건설업 매출액은 2010년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데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더불어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돼 여타 중견·중소형 건설사 매출액 평균 대비 상위 10대 대형건설사 매출액 평균 배율이 2000년 63배에서 2010년 74배로 상승했다.

특히 조사분석팀은 국내 건설업이 주요 선진국의 건설업 발전추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주요국 건설업의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1970~80년대까지는 플러스인 경우가 많았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되거나 축소된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2000년대 이후 이와 유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최 과장은 "건설수요의 기반이 되는 주택·기타구조물 순고정자산스톡의 경제규모 대비 배율이 1990년대까지는 선진국(2~3배 사이)과 다소 격차가 있었다"며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2배를 넘어서면서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들을 살펴봤을 때 최근 건설업 부진을 경기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측면에서도 볼 수 있지만, 건설업 발전이 구조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는 게 조사분석팀의 견해다.

최 과장은 "이런 관점에서 건설업 부진에 대한 정책대응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질서있고 점진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전환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실행되야 한다"며 "다만 건설업의 내수 및 고용 파급효과, 경제발전에 따른 새로운 건설수요에 대한 부응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견실한 건설기업의 일시적 자금난 타개 등을 위한 정책대응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업 발전의 장기추세, 건설경기 호조시 과잉대출 및 위축시 급격한 채권회수가 건설경기 변동성을 높인 경험 등을 고려할 때 경기순응성이 강한 금융기관 대출행태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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