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중고차 딜러 밤에는 대리운전"..먹고살기 힘들어 '투잡족'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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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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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최 모(41)씨는 낮에는 중고차 딜러로, 밤에는 대리운전기사로 변신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씨가 오후 8시부터 새벽1시까지 대리운전으로 하룻동안 버는 돈 3~4만원은 9살된 딸아이의 영어학원비 등 사교육비로 사용된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열대야를 이겨가며 지난달 꼬박 40여만원을 벌었다. 최씨는 “남들 다 보내는 학원을 내 아이만 안보낼 수도 없고 아내가 직장을 다시 구할 때까지만 일하자는 것이 벌써 반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 서울 문정동의 피아노 강사 한 모(33)씨는 평일이면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먹인 후 서둘러 집을 나선다. 한씨는 남편 수입과 낮에 동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얻는 수입으로는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어려워 얼마전부터 유통업체에서 파트타임 캐시어로 근무한다. 한씨는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 등을 충당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제대로 쉬지 못해 몸은 피곤하지만 그나마 일자리가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인 투잡(Two Job)족이 늘고 있다. 샐러리맨의 유리지갑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빠듯하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556명을 대상으로 ‘투잡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71.0%(395명)가 ‘투잡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투잡을 희망하는 이유는 경제적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크루트가 직장인 5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본업 외에 부업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3명에 달했다.

특히 투잡 전선에 뛰어드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생활비나 저축 등을 위한 목돈 마련이 목적이 아닌 자녀 양육비 부담으로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투잡전선에 뛰어드는 대다수는 저임금을 받고 일하기 일쑤였다.

또 생활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직장상사는 물론 동료끼리도 투잡을 감추고 쉬쉬하며 금기시하던 과거 분위기가 최근에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라면 투잡이 더이상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투잡도 부족해 쓰리잡(Three Jobs), 멀티잡(Multi-Job)을 뛰는 사람마저 생겨나고 있다.

한편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투잡을 하는 의원은 94명이며 이 가운데 개인 보수를 받는 의원이 25명인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주부는 “본업인 의정활동도 제대로 못하면서 월 1000만원의 세비는 꼬박꼬박 챙기는데 겸직으로 추가 영리를 꾀한다면, 서민들의 사회적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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