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정부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헌혈 금지를 제도화했다.

위생부는 10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헌혈자 건강 검사에 대한 요구(지침)’를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새 지침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는 에이즈, 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감염자와 함께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헌혈이 금지된다.

위생부는 헌혈 현장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안내서를 나눠주고 헌혈자들로부터 서명을 받도록 규정했다. 위생부는 “고위험군 헌혈자가 고의로 헌혈을 해 전염병이 전파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법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조치는 남성 동성애자들로부터 ‘차별’이라는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0년 한 동성애 남성이 자신의 헌혈을 받아주지 않은 홍십자회(적십자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그러나 이번 지침에서 여성 동성애자 헌혈이 금지되지는 않았다. 중국 정부가 남성 동성애자만 특정해 헌혈을 금지한 것은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위생부 통계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양성애자 포함)의 HIV 보균 비율은 5%가량으로 전 국민 평균치 0.057%보다 88배 높다. 중국 남부 지역은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해 에이즈 환자 비율이 높은 남방의 특정 대도시에서는 남성 동성애자 가운데 HIV 보균 비율이 2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남성인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가 500만명에서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민간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는 34만6000여명의 에이즈 환자 및 HIV 감염자가 당국에 등록돼 있으나 의료계에서는 실제 환자 및 감염자가 74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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