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풀리는 토지보상금 20조원..부동산시장 '구원투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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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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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운정·하남 감일·성남 고등지구 등 서울·수도권 본격적 풀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토지 사고 팝니다.”, “당신의 자산을 2배로 늘려 드립니다.”

요즘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 일대에는 길가에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내건 은행들과 부동산 중개업소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어깨에 홍보띠를 둘러맨 직원들은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하고, 즉석에서 상담을 하기도 한다.

파주 운정동에 사는 김경은(38·가명)씨는 “이 지역 은행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아니라 대부분 서울 등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라며 “토지 보상금이 풀린다는 소식에 올 초부터 토지주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는 토지 보상금이다. 파주 운정3지구 토지 소유주 등에게는 오는 8월부터 모두 3조2000억원 보상금이 나온다. 서울·수도권에서 대규모 보상금이 풀리는 것은 2008년 마곡지구 이후 4년 만이다.

이렇다보니 보상금을 유치하려는 금융권과 현금 대신 받는 대토(代土)를 사거나 반대로 땅을 팔려는 중개업소들도 이곳 파주로 대거 몰리고 있다.

파주 운정3지구뿐 아니라 올해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수도권 공공주택 사업지 주변 부동산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그동안 사업 계속 추진 여부조차 알 수 없어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에 보상 작업으로 유동자금이 몰려들 것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 토지 보상작업이 시작되는 공공택지는 파주 운정3지구와 하남 감일(1조3700억원)·성남 고등(5200억원)·남양주 진접(1조5000억원)·안성 아양지구(2000억원) 등이다. 인천 용유·무의지구(5조8000억원), 용산국제업무지구(3조원)도 계획대로 올해 보상작업이 이뤄지면 주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010년과 2011년 각각 보상작업이 시작된 고양 원흥지구(7832억원)와 하남 미사(5조1140억원)·부천 옥길(8146억원)·시흥 은계(8329억원)·구리 갈매(1조719억원)·인천 구월지구(4010억원) 등에서도 아직 계약이 안된 보상금이 풀려나간다.

업계에서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환된 공공택지와 보상작업이 지연된 사업지 등을 포함하면 올해 약 20조원 가까운 금액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주와 시행자간의 갈등으로 보상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사실상 시중에 풀리는 금액은 훨씬 적을 수 있다. 보금자리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나 3차 보금자리지구인 인천 구월지구의 경우 계약 체결율이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토지 보상으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워낙 가격이 많이 빠진 상태여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파주시 상지석동 파주대박공인 이광철 대표는 “운정지구의 경우 대토 호재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거래가 늘고 문의도 많지만 아직까지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영복 세무사도 “예전에는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풍선효과가 나타나 주변 지역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곤 했지만 최근 들어선 해당 지역보다는 강남권 등 유망지역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상담 문의도 서울 강남권 부동산 매입 때 내야할 세금이 얼마인지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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