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아니어도 된다 생각했더니 수능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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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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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친구들은 서울대가 아니면 재수하겠다고 하는데, 전 서울대가 아니더라도 경영학과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떨지 않고 시험을 쳐서 ‘대박’이 난 거 같아요.”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만점자 27명(문과)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 3학년생 윤남균(18)군은 시험 보기 전 ‘내가 잘 봐봤자 얼마나 잘 보겠어’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학업 성적이 항상 우수하긴 했지만 고교 3년 내내 각종 시험에서 한 번도 전교 1등을 해본 적은 없다.

사실 윤군은 전형적인 모범생은 아니다.

남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수능을 준비하던 3학년 1학기 때 한국물포럼에서 주최하는 ‘물절약 방안에 대한 대회’에 참가했다.

윤군은 “MIT 댄 에리얼리(Ariely) 교수의 경제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발표했는데 입상은 못 했다. 남들은 ‘이 바쁜 와중에 웬 대회냐’고 했지만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했다”고 7일 말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교수에게 경제학 관련 질문을 하는가 하면 이 교수의 책리뷰를 보고 같은 책을 구입해 정독하는 수험생답지 않은 ‘배짱’도 보였다.

윤군의 어머니 김숙리(45)씨는 “아들이 조금 덜렁대는 스타일”이라며 “만점을 받았다는 소식에 너무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윤군은 수능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난 9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모의고사에서 전교 20등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 아무리 수재들이 모인다는 외고지만 그 성적으로는 서울대 지원이 어려웠다.

윤군은 “그때 비로소 정신 차리고 수능 맞춤형 공부를 시작했다”며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닥치는 대로 독서를 한 것이 튼튼한 ‘기초체력’으로 남아 성적 향상에 탄력이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시 공부의 고전으로 통하는 ‘3당4락’(3시간을 자면 원하는 대학에 붙고 4시간을 자면 떨어진다)이란 말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전 매일 7시간은 잤어요. 잠을 적게 자는 친구들은 1,2시간 공부하면 지쳐서 나자빠지는데 전 5시간도 꼼짝 않고 집중할 수 있었어요.”윤군은 대구 출신이다. 아버지는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누나는 대구과학고를 나와 현재 연세대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는 대구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용인외고에 진학한 한 선배를 만나고 용인외고 진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서울대 아니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수능을 치른 윤군이지만 결국 서울대 경영학과나 사회과학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요즘 대치동 학원에서 논술시험 준비에 한창인 윤군은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알 리스(Al Ries)가 인생의 롤모델이다. 마케팅 컨설턴트로 망해가는 기업을 살리고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이 멋져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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