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가계대출 금리가 6%대에 육박하고 신용대출 금리 또한 7%를 넘어서면서 가계부채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가 이자부담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D금리 연동 탓” VS "대기업 염가대출 전가"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금리의 급등에 대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상승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CD금리가 대폭 올라 이에 연동되는 신용대출 금리도 많이 올랐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D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의 일부 요인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금리 상승폭은 0.78%포인트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1.25%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CD금리보다 무려 0.47%포인트나 더 오른 셈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틈을 타 은행들이 의도적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다.

8월말 신용대출이 중단되면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발생하자 금융권이 이를 빌미로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뜻이다.

가계대출 억제 후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에 집중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9월 한달동안 대기업 대출이 3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은행 간 대출 경쟁이 치열해졌다. 기업대출에서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적은 상황이 되면서 기업대출 금리는 8월과 8월 사이 0.2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9월 증가액이 623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억제된 가계대출의 경우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활용해 가계대출 금리를 같은 기간 0.2%포인트 올려놨다.

때문에 대기업 대출에서 금리 인하로 손실을 입은 부분을 가계대출 금리로 보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지적이다.

◆경기 저점시 가계부채 부실 우려 대두

전문가들은 대출금리의 고공행진이 가계대출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시시각각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가계부채의 위험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는 통상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경기 둔화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가계대출 연체 문제가 한꺼번에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은행 등 금융권에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나빠진 것은 6개월 후인 2009년 2분기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이 가시화될 경우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경기의 경우 9월 현재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동반 하락했으며, 제조업체의 업황전망지수 또한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계대출 부실 확대를 막아줬던 물가 안정와 낮은 대출금리는 현재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계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득에 비해 대출액이 너무 많은 `취약대출‘의 이자 부담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올해 6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00만원 이하 소득계층 비율이 37%에 달해 전체 계층에서 가장 높다. 더구나 이자만 내고 있는 취약대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의 대출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집중돼 있다.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계신용 또한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한은이 지난 8월 발표한 `2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876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17조8000억원 늘어난 826조원을 기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출 부실화를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대출금리 인상을 늦추거나 나아가 거꾸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도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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