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애플, 주가 휘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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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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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주가 고점 대비 8% 추락…2008년 이후 최악<br/>잡스 부재, 구글 강세, 신제품 출시 지연 등 악재로<br/>9월 새 아이폰 공개…"실적 전망 밝아" 반등 기대감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했던 애플이 올 상반기에는 완전히 죽을 쒔다. 아이폰5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구글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200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냈다.

◇애플 주가 반기 실적 2008년 이후 최악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날보다 0.49% 오른 335.67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애플은 올 상반기에 4.06% 올랐다. 하지만 지난 2월의 사상 최고치(363.13달러)에 비하면 8% 가까이 추락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시장을 강타한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애플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병가를 낸 상황에서 스마트폰시장의 패권이 구글 쪽으로 기울고 있고, 신제품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게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애플 주가 추이(단위: 달러/출처: CNN머니)

◇잡스 건강이상설…시장 '술렁'
애플 주가에 대한 잡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났던 그가 애플에 복귀한 1997년 9월 주가는 5.48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한 지 하루 뒤인 2007년 1월8일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애플 주가는 네 배나 올랐다.

그런 만큼 잡스의 건강 이상설은 애플 주가에 치명적이다. 그는 지난 1월 세번째 병가를 떠났다. 그의 병가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 애플 주가는 3% 가까이 급락했고, 시가총액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

월터 프라이스 RCM캐피털매니지먼트 이사는 "잡스는 단 한 명밖에 없고, 아무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병가를 낸 이후 애플 주식 82만주를 팔아치웠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야누스캐피털그룹, 웰링턴매니지먼트 등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도 올 들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의 비중을 크게 낮췄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패권 구글로 넘어가나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구글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IDC는 올해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글로벌 점유율이 38.9%로 애플(18.2%)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도 모토로라와 삼성전자, 대만의 HTC 등 주요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하고 있어 인기 면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들 업체들이 태블릿PC시장을 선점한 애플의 아이패드를 꺾기 위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견도 있다. 찰리 울프 니드햄앤드코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을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올 초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를 통해서도 아이폰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가 지난달 낸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2월 17.2%에서 지난 3월 29.5%로 오른 데 비해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은 52.4%에서 49.5%로 하락했다.

◇"신제품 언제 나오나" 시장 관망
애플이 시장이 기대하는 신제품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수익이 지난 2개 분기 동안 75%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추락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신제품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잡스는 지난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직접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했지만 신제품의 깜짝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3월 아이패드2를 공개한 뒤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폰5가 오는 9월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마이클 요시카미 YCMN넷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 주가가 랠리를 펼치게 하려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투자를 하려면) 다음번 금광이 될 수 있는 게 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절호의 투자 기회"…반등 기대감
일각에서는 지금이 절호의 투자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이 오는 9월 말 새 아이폰을 선보이면 미국의 쇼핑시즌과 맞물려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마이클 빙거 쓰리벤트어셋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나올 애플의 신제품은 경쟁 제품과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 주식에 대해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제이콥 제이콥어셋매니지먼트 회장은 애플의 실적 전망이 밝아 주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애플의 실적 전망치를 감안하고 최근의 주가 흐름을 보면 당황스럽다"며 "애플에 작은 문제점들이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지극히 사소한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끝난 애플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57억 달러, 매출은 57% 증가한 24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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