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우리 입구를 들어서면 관람객을 중심으로 150여 마리의 반달곰들이 둘러싸 순간 정신이 아찔해진다. 사육사가 직접 만든 곰 전용 호두과자를 들고 서 있으면, 늘어져 자고 있던 곰부터 쳇바퀴를 타던 곰까지 사방에서 곰들이 갖은 재롱과 애교를 피우며 다가온다.
국내 최대 150여 마리가 모여 있는 만큼 다양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명물 곰들의 재롱에 관람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람 발소리만 들려도 앞발을 볼에 대고 윙크하는 ‘애교 곰’, 마치 인사를 건네는 듯 오른쪽 앞발을 연신 높이 드는 ‘하이 곰’, 고개를 든 채 두발을 가지런히 내미는 ‘예쁜 손’ 등 반달곰들은 재롱은 잘 피우지만 정작 먹이는 잘 받아먹지 못한다. 반면 360kg의 육중한 불곰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먹이를 잘 받아먹어 관람객의 인기다.
전문 사육사가 직접 들려주는 곰들의 서열에 따른 위치와 주도권 쟁탈전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다. 관람객과 가장 가까이 마주볼 수 있어 먹이를 많이 받아먹을 수 있는 바위는 서열이 높은 곰만 올라갈 수 있는 명당이다. 서열이 낮은 곰들은 멀리서 쳐다만 보거나 낮잠을 잔다. 머리가 좋은 곰은 동료들이 몰려있지 않는 구석의 바위로 올라가 먹이를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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