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해양플랜트 시장…국내 업체 ‘제살깎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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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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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고유가 행진이 거듭되면서 해양플랜트 신조선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소 A가 수주를 확정한 드릴십(심해 원유시추선) 계약을 다른 국내 업체인 B가 가격을 낮춰 제시하면서, 선주가 당초 계약을 뒤집고 B업체와 최종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B업체는 아직까지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없다.

해양플랜트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데다가, 해운 시황이 ‘리먼쇼크’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의 해양플랜트 의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 업체가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도 수주 경쟁에 뛰어든 이유다.

여기에 부동의 ‘조선 1위’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영업을 강화하면서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양플랜트 신조선시장은 삼성중공업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이 뒤를 따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미국 최대 심해유전 개발업체로부터 5900억원 규모의 드릴십을 수주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연이어 드릴십 수주 낭보를 알리며 새해벽두부터 신조선시장을 달궈 놓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이에 뒤질세라 드릴십 계약을 성사시키며 현대중공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일부 선종에 집중된 영업전략이 다소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해양플랜트로 전략을 선회한 것 같다”며 “탄탄한 기술력과 영업네트워크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무서운 기세로 해양플랜트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을 놓고 집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해양플랜트 설계기술 및 건조경험을 보유한 업체가 국내 대형 업체들이 유일하고, 경쟁업체인 중국 조선사들이 자국에서 발주하는 물량 외에는 수주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양플랜트 신조선 시장의 호황에도 국내 업체끼리 지나친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조선기자재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조선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되자 국내 조선사들이 저가수주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전례가 있다”며 “이로 인해 원가절감 노력이라는 미명아래 상당수의 기자재 납품업체들이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이 25%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출혈 경쟁이 자칫하면 우리나라 조선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 신조선시장의 호황은 원천 기술 및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아, 수익률이 떨어지는 우리 업체들에게는 기회”라며 “적정 가격을 유지, 수익률을 높이면서 관련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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