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깨달음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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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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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가야는 고타마 싯타르타가 오랜 수행끝에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된 곳이다. 사진은 보리수 나무와 함께 부처가 좌정했던 '금강좌'를 볼 수 있는 마하보디 사원 탑.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인도는 불교의 탄생지다. 무수한 종교가 태어나고 사라지는 인도지만 불교의 진리는 장소와 세대를 망라한다. 인도는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인 불교의 탄생지임에도 불구하고, 불교도보다 힌두교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아이러니다. 인도의 계급제도와 불교의 평등사상이 조화되지 못해서일까? 룸비니를 출발해 보드가야와 샤르나트, 쿠나가르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부처의 탄생에서 해탈까지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 연꽃과 보리수나무에 담긴 붓다의 숨결

부처의 여정을 느끼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순례지는 룸비니(Lumbini)다. 룸비니에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지인 마야데비(Mayadevi) 연못이 있다. 싯다르타의 어머니인 마야(Maya) 부인은 친정으로 가던 중 갑자기 닥친 산기를 느껴 싯다르타를 낳았다. 

출산 후 마야데비 연못에서 목욕을 했는데 그 후 연못에 연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마야데비 연못의 연꽃이 유독 희게 보이는 것은 부처의 숨결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싯다르타의 탄생을 기념하여 세워진 아쇼카 석주(Ashok Pillar)가 발견된 마야데비(Mayadevi)사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순례 코스이다.

왕족 가문에서 태어나 수행자가 된 싯다르타는 35세에 보리수 아래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드디어 부처(깨달은 자)가 된다. 싯다르타의 보리수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보드가야다.

보드가야의 마하보디(Mahabodhi) 사원에서는 보리수나무와 함께 부처가 좌정했던 ‘금강좌’를 볼 수 있다. 또한 기도를 올리며 수행하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온 수행자들의 모습도 마하보디 사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취이다. 

   
 
한국에서는 '녹야원'으로 더 잘 알려진 사르나트. 사진은 부처의 '초전법륜' 설파를 기념해 아소카 대왕이 세웠다는 다마라지카 스투파 유적지.

◇ 열반에 오른 붓다, 쿠시나가르에 잠들다

보드가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는 7일 밤낮을 걸어 사르나트에 도착한다. 한국의 불자들에게 녹야원(鹿野園)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곳이다. 사르나트는 힌두교 성지로 유명한 바라나시(Varanasi)와 겨우 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부처가 굳이 사르나트까지 걸어와 첫 설법을 시작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부처는 사르나트에서 그 유명한 설법 ‘초전법륜’을 설파한다. 훗날 이를 기리기 위해 아소카 대왕은 높이 30m가 넘는 거대한 석탑인 다마라지카 스투파(Dhamarajika Stupa)를 세웠다.

그러나 1794년 바라나시의 한 통치자가 이 탑을 헐어 자신의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벽돌로 사용해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더구나 당시 탑 속에 있던 부처의 사리를 갠지스 강에 버렸다고 한다. 유적 발굴 당시 다마라지카 스투파 안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빈 사리함과 불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르나트 박물관에는 인도 지폐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사자 상을 볼 수 있다. 
 
힌두교 인들은 바라나시를 최고의 성지로 여기고 있다. 살아서는 한번이라도 이곳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는 것과, 죽어서는 화장해 이곳 갠지스 강에 뿌려지는 것을 가장 큰 소원으로 여긴다.
매일 저녁 어둠이 내리면 사람들은 다샤스와메드 가트(Dasaswamedh Ghat)에 모여 촛불 잔 '디아'를 갠지스 강에 띄워 보내는 힌두의식이 열린다. 이들은 불이 붙여진 잔이 신에게로 흘러간다고 믿는다. 
 
불자들에게도 바라나시는 특별하다. 사르나트의 한 통치자가 갠지스 강에 버렸다는 '부처의 사리'가 이곳 바라나시까지 흘러와 강 건너 둔치에 쌓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자들은 기념으로 강 둔치 모래를 퍼가기 위해 꼭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깨달음을 얻은 후 45년 동안 설법을 전파한 부처는 마지막으로 쿠시나가르에 도착해 사라수나무 숲 가운데에 자리를 펴고 이승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열반당이라 불리는 나르바나(Nirvana) 사원에는 오른쪽으로 돌아누운 길이 6.2m 부처의 금빛 열반상이 안치돼 있다. 행인이 준 음식을 먹고 설사가 난 붓다가 체한 속을 달래기 위해 오른쪽으로 돌아 누워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열반당으로부터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라마바르 스투파(Ramabhar Stupa)는 열반한 부처를 화장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화장 후 부처의 몸에서 나온 사리는 그 당시 8개 왕국에 공평하게 분배되었다고 한다.

◇ 위대한 어머니 강, 갠지스

부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의 여정을 모두 체험했다면 마지막으로 바라나시(Varanasi)의 갠지스 강가로 가보자. ‘위대한 어머니 강’이라 불리는 갠지스 강이 흐르는 바라나시는 힌두교 성지로서 인도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면서 부처가 설법을 전파하고 명상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순례자들이 목욕하는 장소인 아시 가트(Asi Ghat)와 강을 따라 나열해 제단이 나열해 있는 다샤스와메드 가트(Dasaswamedh Ghat)는 갠지스 강의 명물이다. 사자(死者)를 태우는 강 한쪽에서 목욕을 즐기는 인도인들의 모습은 태연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강물은 바라나시까지 유유히 흘러 들어와 현세를 사는 인도인들의 삶의 고달픔을 달래는 듯하다.

△ 여행 TIP
불교 성지가 있는 갠지스 평야의 내륙의 계절변화가 심하다.
불교유적여행은 장마가 끝나고 여름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11월부터 3월까지가 적기다. 특히 2, 3월에는 낙엽이 진 보리수와 형형색색의 꽃들로 지천이다.

인도가 덥다고 하지만 11월부터 3월까지의 북부인도는 일교차가 심해 긴팔셔츠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생수나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 없다. 여행 중에는 항상 큰 생수통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텔이나 숙소에서 끓인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happyyh6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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