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경쟁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위한 과감하게 조직개편에 착수한 대형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HWNIㆍHigh Worth Net Individuals) 끌어오기 전략에 착수했다.
특히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늦어도 다음달 초 시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펀드판매에 있어 아직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은행과의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해 증권사들은 일반 고객과 고액자산 고객을 세분화해 상품 및 서비스를 달리하는 차별화 에 나서고 있다.
지점 수 경쟁에선 은행에 턱없이 밀리는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 유치를 통해 열세 극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판매사별 펀드 판매잔액비중은 적립식펀드의 경우 증권은 25.3%인 반면 은행은 73.23%에 달했다.
앞으로 증권사들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지난해부터 자산관리 능력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센터 등을 만들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은행 역시 펀드, 대출, 예금 등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면서 금리 혜택을 본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증권업계의 차별화된 '큰 손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현재 30억 이상 자산가 약 1100명을 고객으로 보유한 삼성증권은 작년 말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액 자산가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본사 컨설팅 조직을 신설했다.
초우량 고객(UHNW, Ultra Hign Net Worth) 대상의 자산관리 영업을 전담할 UHNW사업부가 바로 그것. 이를 통해 삼성증권은 기존 메릴린치나 UBS 등 자산관리 전문 금융사에서나 접할 수 있던전문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개인 역량위주의 자산관리에서 탈피, 본사에서 직접 전문가 그룹이 주식ㆍ펀드ㆍ채권ㆍ부동산ㆍ세무 등 전 분야에 걸친 자산관리를 책임진다.
대우증권도 자산관리 특화 점포 명칭을 기존 '자산관리센터'에서 'WM Class'로 변경하고 자산관리 특화 점포로서 인지도를 강화하고,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재무ㆍ세무ㆍ부동산컨설팅을 실시한다.
지난해 12월초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WM(Wealth Management) 어드바이저 서비스와 별도로 고액 자산가를 위한 종합자산관리브랜드인 스토리(STORY)를 선보인 이 증권사는 오는 2월께 서울 강남 청담동에 초대형 PB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3월까지 강남 지역 지점수를 기존 17개에서 23개로 확대하고 차별화된 금융종합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또, VIP 사이버 문화센터, 경제 세미나 및 포럼 초청, 국내외 호텔 및 콘도 할인 등의 VIP 클럽 서비스로 큰손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3억 이상 거취식 펀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초이스&케어 프리미어(C&C premiere)'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현대증권 역시 자산운용 부문 강화를 위해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고객자산별 맞춤형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랩(Wrap)업무와 신탁업무를 통합한 '고객자산운용본부'과 '자본시장 총괄 부문'을 신설, 산하에 '트레이딩 본부' '채권사업본부' '투자금융본부'를 뒀다.
자산관리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온 미래에셋증권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 VIP 영업의 구심점이 될 WM센터를 오픈한 이 증권사는 새로운 VIP 서비스 브랜드 '미래에셋 소사이어티'도 출시했다. 특히 차세대 웰스 매니지먼트 시스템 '웰스플러스'를 통해 명맥을 잇는다는 전략이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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