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회의 이모저모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7일 개막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회의 결과에 쏠린 이목만큼이나 다양한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95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만큼 회의장 주변 보안이 대폭 강화됐는가 하면 세계 주요 신문은 사상 처음으로 공동 사설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밥 딜런의 노래를 회의 축하곡으로 선정했고 유럽은 개발도상국 지원 예산을 줄여 마련한 자금을 이번 회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재포장하고 있다고 비난을 사고 있기도 하다.

◇회의장 주변 철통 보안
덴마크 경찰은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덴마크 전역 경찰의 절반 이상인 6000명을 코펜하겐에 집중 배치했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폭발물 위험을 조사하는 등 회의장 주변에 대한 감시에 집중하고 있다.

코펜하겐에는 이미 6000명의 방문객이 머물고 있으며 회의기간 매일 1만명 가량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환경단체와 개인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을 경고하며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정치인들에게 실질적인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56개 신문 공동사설 게재
세계 45개국의 56개 신문사들은 7일 회의 참가국들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사설을 공동 게재했다. 

프랑스의 르몽드, 미국 마이애미헤럴드, 카타르 걸프타임스 등은 이날 1면 공동사설을 내고 "각국이 행동에 합의하지 않으면 기후변화가 우리 행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금까지 기후변화 관련 합의에 따를 경우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3.5도 오를 것이라며 섭씨 2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제한하도록 각국 지도자들이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밥 딜런 노래 축하곡 선정
유엔은 코펜하겐 회의 비공식 축가로 밥 딜런의 1962년작 '어 하드 레인스 고너 폴(A Hard Rain's Gonna Fall)'을 선정했다.

이 노래는 냉전기에 나온 것으로 핵전쟁을 비롯해 인류의 종말에 대한 두려움과 경고를 담고 있다. 

이 곡에서 영감을 얻은 유엔의 환경사진작가 마크 에드워드도 자신의 작품을 회의 기간 전시한다.

◇옥스팜, 개도국에 재포장 지원 비난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6일 유럽 정치인들이 기존 개발도상국 지원 예산을 줄여 마련한 자금을 기후변화 합의를 위해 재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개도국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2020년까지 매년 약 15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유엔은 우선 2012년까지 선진국이 연간 10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옥스팜은 그러나 유럽 각국이 해외 지원프로그램을 위한 예산을 빼내 기후변화 대응 지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선진국은 이를 통해 기후변화 회의에서 개도국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 여론조사 64% "매우 심각"
영국 BBC방송이 미국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캔(GlobeScan)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3개국 2만4000명의 응답자 중 64%가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 경제가 해를 입더라도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한 응답자 비율은 각각 89%, 52%였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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