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확대…주가하락시 毒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일각에선 신용매물 증가는 개인투자자들에겐 오히려 덫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 상 신용한도금액이 초과된다고 해도 금융당국은 제재를 넘어선 법적조치는 불가능해 주가 하락시 투자자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807억원 규모(보통주 264만264주)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증권사는 작년 말과 지난달에도 각각 518억원과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감행했다. 1년 새 무려 2325억원의 신규자금을 수혈한 것이다. 

유상증자 목적은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한도 확대 등 영업력 강화를 통해 추가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온라인증권사는 자기자본 100% 이내에서 신용공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이 증권사 신용공여한도액은 5880억원에서 668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실제 키움증권은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신용공여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도 신용융자 만기를 연장하는 방법을 통해 신용융자 영업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9월 종전 90일이던 신용융자 만기를 120일로 연장하고 담보융자 만기도 180일로 늘렸다.

또 증거금 50% 종목군에 대해선 만기 기간별로 최대 2.5%까지 금리를 인하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담보융자 약정등록, 50% 종목군 대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이 외 이트레이드 증권사도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도록 했고 신한금융투자 역시 90일의 신용대출기간을 2회에 한해 연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신용융자 영업확대는 자칫 투자자들을 투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 거래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증권사는 수익 대부분을 주식위탁영업에서 창출하기 때문에 신용공여 등에 ‘올인’ 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거래량과는 상관없이 신용대출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용매물 증가는 주가 하락시 투자자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특히 신용한도금액이 초과해도 금융당국은 제재 이외에 법적 조치를 할 수 없는 현행법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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