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2007년 중국펀드 열풍을 시작으로 최근 러시아펀드의 상승세에 이르기까지 펀드 투자자들의 수익률 지킴이 노릇을 했던 해외펀드 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지난 9월 10일부터 이어진 해외펀드의 순유출 행진에는 브레이크가 없었고,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일몰 영향으로 해외펀드 환매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환매 추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자대상 지역/섹터에 따른 차별화가 나타나 해외펀드시장 축소로 이어지기보단 스마트 투자로의 점진적인 변화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하반기 해외 주식형펀드 비과세 시행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해외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소폭의 유입세가 이어지는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이머징시장 차별적 상승세로 원금회복에 성공한 투자자들은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고 최소한 올해 말까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상품전략에 대한 간략한 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대부분의 운용사에서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일몰에 따른 펀드시장 위축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국내 펀드시장에 등록되어 있는 역외펀드는 8월말 기준으로 약 2조 원 규모로 해외 주식형펀드에 비하면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이미 등록된 역외펀드가 가진 다양성에 추가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성과가 검증된 역외펀드가 국내 시장에 즉각 소개 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은 해외펀드 업그레이드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주식형펀드에 치우쳤던 해외펀드 시장도 다양한 유형의 펀드가 출시되고, 이머징시장에 편중되었던 투자대상 지역/섹터도 확대되면서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신규 도입 혹은 재출시를 앞둔 유형을 살펴보면 100% 재간접펀드 형태의 FoF(이하 100% 재간접펀드)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둘째 세제혜택의 장점을 바탕으로 주식형펀드 위주로 성장한 해외펀드시장에 다양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재간접펀드가 재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는 장기투자트렌드와 자산배분투자가 정착기로 접어들면서 라이프싸이클펀드와 자산배분펀드도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의 펀드들이 국내 시장에 소개되면서 해외펀드시장의 라인업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균형점을 찾아 포트폴리오 투자가 안정되면 내년 해외펀드 시장은 그동안의 양적 팽창시대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고 질적 성숙기로의 진입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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