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만선' 믿을게 못 된다"

  • "기초체력 미약"…비관론 우세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1년만에 1만선을 탈환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44.80포인트(1.47%) 오른 1만15.86으로 마감했다. 지수가 지난 3월 6500선까지 주저앉았던 점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그러나 환호의 함성보다는 신중론이 더 우세하다. 증시가 워낙 부침이 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욕증시가 1만선을 지켜낼 만한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혹평가들은 다우지수의 1만선 회복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2007년 10월 이후 다우지수 추이(자료:WSJ)

◇"'다우 1만선' 믿을 게 못 된다"
CNN머니는 이날 증시가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고 있지만 틀린 경우도 많았다며 다우지수 1만선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꺾이지 않는 실업률과 신용경색, 주택가격 하락 및 상업용 부동산 붕괴 위험 등으로 경제의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만 혼자 춤을 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존 실비아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와 중소기업 경기도 회복세를 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현 상황에서 1만1000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여건의 개선이 없다면 다우지수가 1만선을 유지하거나 9500선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머니는 또 최근 증시를 밀어 올린 기업들의 호실적은 비용절감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년 전 기업 실적과 최근의 기업실적을 비교하면 증시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우 구성 종목의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씨티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가 빠지고 시스코시스템스와 트래블러스가 새로 편입됐는데 교체선수의 체력이 월등하다는 평가다.

뉴욕증시의 버블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리치 야마론 아구스리서치 이코니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더 이상 아마겟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시의 랠리도 경험할 수 있지만 다우지수가 단기간에 1만선까지 치고 오른 것에서 버블의 기운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아직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캘러웨이 마켓워치 편집장은 이날 기고한 '다우 1만?…1만4000선 되면 깨워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펀드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고용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다우지수 1만선 회복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매입보유전략을 고수하던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시도도 지수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시장 진입 기회를 엿보던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 지수 상승세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우 1만선' 고점 아니다"
기업실적 호조와 예상보다 나은 경제지표가 이어지면 다우 지수가 추가상승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다우지수가 이제 막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만큼 랠리에서 소외됐던 투자자들이 증시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리스 셸던 BNY멜론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이날 CNBC에서 "투자자들이 다우지수 1만포인트를 매도 시점으로 볼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증시는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클렘 체임버스 ADVFN CEO도 "증시가 현 수준에서 당분간 등락하다가 연말에는 결국 상승할 것"이라며 "다우지수는 크리스마스 즈음 1만1000~1만1500선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워치도 다우지수가 '우려의 벽'을 타고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부터 펀드의 자금 순유출이 재개됐지만 다우지수가 결국 1만선을 찍었다는 게 이같은 진단의 배경이다.

마켓워치는 지난 3월 뉴욕증시가 랠리 행진을 펼치며 저점에서 벗어났을 때도 시장의 우려는 상존했었다고 지적했다. 또 고점일 때는 투자자들이 극도로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게 되는데 시장에 팽배해 있는 비관적인 분위기는 다우 1만선이 고점이 아니기 때문이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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